휴가와 행락철이 끝나는 10월이면 하락세로 돌아서던 돼지고기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올해는 상승하는 추세다.
햄과 소시지 등은 서민들이 즐겨 먹는 대표적인 제품이어서 조만간 서민물가에도 적색등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소시지, 냉장햄 등 육가공식품과 2차 가공식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지역 돼지유행성설사병으로 인한 도축 감소로 수입 물량도 급감했다. 정부의 어미돼지(모돈) 감축 정책으로 국내산 공급량이 크게 줄어든 것 역시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돼지유행성설사병으로 수입산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1kg당 2400원 가량이던 수입산 앞다리살은 420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국내산 뒷다리살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같은 돼지고기 가격 상승은 육가공식품업체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CJ제일제당, 롯데푸드, 대상, 동원F&B 등은 이미 지난 7월에 8~9% 가량 가격을 인상했다. 하지만 원재료인 돼지고기 가격의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어 또 다시 원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냉장햄이나 캔햄 등에 사용되는 원재료의 90% 이상이 돼지고기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돼지고기 가격이 계속해 올라 여론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지난 여름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렸다"며 "휴가와 행락철이 끝나는 10월 말이면 돼지고기 소비가 줄면서 가격이 20% 가량 하락했지만 올해는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어 2차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육가공제품의 인상은 향후 2차 가공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실제로 빵‧찌게‧냉동식품 등 육가공제품이 들어가는 2차 가공식품들도 원가 상승 압박을 강하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돼지고기 외에도 최근 국제 원당 및 원두 가격 상승으로 서민물가의 적신호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
최근 브라질 원당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고, 남미산 곡물 역시 작황이 나빠 가격 인상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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