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코스피 증권업종지수가 10월 이후에만 7% 넘게 뛴 가운데 3분기 국내 증권사 순이익이 8000억원을 넘어서며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실적이 단박에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구조조정 영향이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4분기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3분기 증권사 영업실적(잠정)'을 보면 국내 59개 증권사는 7~9월 순이익이 8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217억원 순손실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흑자가 1~3분기 연속 이어진 가운데 이번 분기 순이익만 전 분기 대비 194.8%(5382억원) 늘었다.
59개사 가운데 흑자를 보인 곳이 46곳, 적자를 낸 곳은 13곳으로 집계됐다.
실적 개선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부문 평가이익 증가다.
민병현 금감원 금융투자감독국장은 "기준금리 인하로 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관련 자기매매이익이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채권관련 자기매매이익은 전 분기 1조5047억원에서 1조9360억원으로 4314억원 증가했다. 수탁수수료도 같은 기간 1212억원 늘어난 반면 판관비는 1837억원 줄어 비용감소가 나타났다.
주요 증권주는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일찌감치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코스피 증권업종지수는 10월 들어 이날까지 1851.98에서 1990.74로 7.49%(138.76포인트) 상승했다. 이달만 봐도 6일을 제외하면 오름세가 이어졌다.
일단 금융위기 이후 크게 떨어진 주가 자체가 매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증시 활성화 대책을 잇달아 내놓는 가운데 실적 개선이 겹치면서 투자심리를 개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당국이 오는 17일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을 실시하기로 확정한 것도 관련 마케팅에 열을 올려 온 증권주에 호재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상하이증시에 속한 주요 상장사는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된 주가나 후강퉁에 따른 유동성 확대로 주가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며 "우리 증권주에도 새 수익원이 돼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물론 후강퉁 관련 세금이나 수수료 문제가 어떻게 결정되느냐는 변수"라며 "증권주 내부적으로도 구조조정 효과를 넘어 실질적으로 체력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 국장은 "최근 실적 개선은 채권금리 하락을 비롯한 외부 환경에 의한 것으로 이런 변수가 바뀔 경우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금리변동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증권사 건전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다소 나빠졌다.
59개 증권사는 9월 말 NCR이 445.7%로 2분기 결산월인 6월 말(451.8%)에 비해 6.1%포인트 감소했다. 3분기 NCR은 1분기(471.2%)와 비교해도 역시 낮아졌다.
NCR 하락은 채권 보유액 증가로 총위험액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13년 3분기 139조3000억원을 기록했던 채권보유잔액은 올해 3분기 154조4000억원까지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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