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중국산 아연도강판 수입량이 크게 늘면서 국내 자동차강판 생산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1일 철강협회에 따르면 연초 이후 10월까지 아연도강판(GI) 수입량은 110만5000t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0%가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중국산 아연도강판 수입량은 총 90만6000t으로 지난해 전체 수입량인 76만1000t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아연도강판은 강판 표면에 아연을 도금한 것으로 내식성이 강해 자동차 외판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차량이 고급화 되면서 비중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아연도강판 수입량이 늘면서 자동차강판 시장도 중국에 잠식당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바오산강철(바오강)의 합작사인 비지엠(BGM)이 한국GM에 올해 말까지 전년대비 30% 증가한 약 15만t의 아연도금강판을 남품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중인 상황이다.
비지엠측은 이에 대해 납품물량은 업계 예상처럼 크게 늘지 않았고, 정확한 규모를 공개하긴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차량용 강판 상당수가 아연도제품인 만큼 최근 수입량 증가와 적지 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산 자동차강판의 품질은 크게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오강은 지난 2005년 신일본제철과 아셀로미탈과의 합작을 통해 자동차강판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이미 중국내 자동차 회사들은 바오강 제품에 대해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술력을 갖춘 중국이 밀어내기 수출에 본격 나선다면 국내 철강산업에 또 한번 회오리가 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강판 가격이 하락할 경우 국내산 제품에 대한 가격인하 압박 요인이 될 수 있고, 점유율이 하락으로 수익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어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용 특수강 부문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우위에 있지만 저가로 무장한 중국 제품이 적극 공략해 들어온다면 손을 쓸 수 없을 것”이라며 “현재 국내 업체들은 경쟁에서 우위에 있는 고마진의 특수강 등 대체품목 개발과 해외시장 공략 등 방법 등을 통해 수익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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