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대배심,흑인 목 졸라 숨지게 한 백인 경찰 불기소..흑인 폭동 우려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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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0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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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CNN 동영상 캡처]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미국 뉴욕시 대배심이 흑인을 체포하다가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백인 경찰관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최근 18살의 비무장 흑인 청년을 사살한 미주리주 퍼거슨 백인 경찰이 불기소된 것을 계기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벌어졌던 상황에서 내려진 이번 결정으로 흑인 폭동 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시 스태튼아일랜드 대배심은 흑인 에릭 가너(43)를 담배 밀매 혐의로 체포하다가 '목조르기(chokehold)'를 해 사망하게 한 백인 경찰 대니얼 판탈레오를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배심은 지난 7월 17일 체포 당시 동영상 분석과 스태튼아일랜드 사건 현장에 있었던 경찰관 증언 청취 등의 조사를 실시한 후 표결을 했다. 표결 결과 대니얼 판탈레오에게 범죄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뉴욕 대배심은 모두 23명인데 이 중 14명이 백인이다. 기소하려면 12명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동영상을 보면 단속에 적발된 가너의 뒤로 한 경찰관이 다가가 그의 목을 감싸는 형태로 졸랐는데 천식 환자였던 가너는 넘어진 채 “숨을 쉴 수가 없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나 경찰들은 그를 제압해 수갑을 채웠다. 가너는 길바닥에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뉴욕 경찰은 이 같은 목조르기 기법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범죄자에 대한 경찰의 과잉 대응이 가너를 사망하게 했다는 비난 여론이 확산됐다. 검시관도 “목을 조른 것이 가너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소견을 냈다.

뉴욕 경찰 노동조합과 판탈레오의 변호인단은 “정당한 공권력 집행이었다”고 맞섰다.

이 사실이 전해지자 뉴욕시 심장부인 맨해튼에서는 항의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져 이날 밤 9시 기준으로 30∼40명이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추산됐다. 퍼거슨 시에서와 같은 약탈·방화나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이날 오후부터 시위에 대비해 경계를 강화했고 밤이 되면서 타임스 스퀘어, 그랜드센트럴 역, 록펠러센터 인근 등 맨해튼의 주요 지역마다 시위대가 모여들었다. 시위대는 퍼거슨 시위구호 “손들었으니 쏘지마”와 가너의 “숨을 쉴 수 없다” 등을 외치며 시위를 했다. 다른 시위대 무리는 맨해튼 6번가를 따라 행진하며 차량 통행을 막았다.

로이터는 “맨해튼 시위 참가자가 수천 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성명에서 "평화적인 시위는 가치 있는 행동이지만 과격 시위는 질서를 깨트리는 잘못된 행동"이라며 평화 시위를 촉구했다.

가너의 유족은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에 실망했다”면서도 비폭력 시위를 촉구했다.

가너의 부인인 에스와는 “올해는 누가 우리 애들을 위해 산타클로스 역할을 하겠느냐?”며 “그는 그렇게 죽지 않아야 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판탈레오 경관은 “누군가를 해치는 것은 절대로 나의 의도가 아니었다”며 “나와 가족은 가너와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고 그들이 나의 애도를 받아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에릭 홀더 미국 법무장관은 연방 정부 차원에서 이번 사건 수사를 할 것임을 밝혔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기자들에게 “검찰이 독립적이고, 철저하고, 공정하며 신속한 수사를 벌일 것”이라며 “이에 더해 법무부는 (뉴욕시 차원의) 조사에서 수집된 증거들에 대해 철저한 재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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