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정재찬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앞으로 모바일과 플랫폼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불공정거래 등을 강도 높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정부 당국 신임 수장이 특정 분야를 지목하며 대응 방향을 제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정 위원장은 8일 취임사에서 향후 정책방향 1순위로 ‘역동적이고 공정한 시장경쟁’을 꼽았다. 모바일·플랫폼 등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분야에서 창의·혁신 역량을 제고하는데 역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모바일·플랫폼 등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분야에서 시장 선점자들의 독점력·지식재산권 남용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원칙에 따라 법을 집행해 나가야 한다”며 “국민생활 밀접분야 등에서 시장경쟁을 원천적으로 가로막는 담합에 대해 엄중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카르텔, 글로벌 M&A 등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국내 소비자를 보호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경제적 약자의 경쟁기반을 확대하고 건강한 기업생태계를 조성도 정책과제로 내걸었다. 그동안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도급·가맹·유통·대리점 분야에서 기술유용, 부당 단가인하 고질적인 불공정 관행들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 위원장은 “여기에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실태조사 결과 등을 보면
무엇보다 신고인이 노출될 경우 거래단절 등 보복을 당할 걱정이 앞서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피해를 감내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도입된 신규 순환출자금지 제도와 총수일가 사익편취규율 제도의 충실한 집행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것도 분명히 했다.
명실상부한 소비자정책의 컨트롤 타워로서 관계 부처, 소비자원, 소비자단체, 학계 등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소비자정책 전반에 대한 총괄·조정기능을 강화도 나선다.
각 부처가 공급자 측면에 초점을 두고 추진하는 각종 제도나 법령들을 소비자 관점에서 점검해 소비자권익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선을 요구할 방침이다.
특히 최근 ‘해외 구매’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함께 늘고 있어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 위원장은 “우리 법 적용이 어려운 해외쇼핑몰 사업자와 관련해서는 소비자에 대한 정보제공을 강화해서 피해를 최대한 사전에 방지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해외구매 피해보상에 관한 국제표준(ODR) 제정 논의에 우리 입장을 적극 반영하는 등 국제공조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공정위 심사에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현재 추진 중인 사건처리절차 법제화를 차질 없이 진행해 조사부터 심결에 이르는 사건처리 과정 전반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 나갈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딛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기로에 있다”며 “국민은 공직자에 대해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높은 윤리의식과 청렴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무에서 뿐만 아니라 도덕성과 청렴 문제에 있어서도 원칙과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공직자의 기본자세를 다시 한 번 가다듬어 주기를 당부한다”며 “비정상적인 거래관행을 고치고 공정한 시장경제질서를 확립해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드는 것이 지금 이 시점에 공정위에 맡겨진 소명”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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