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에게 엄지를 치켜세우게 했던 노래 ‘살 빼지마’는 신인 래퍼 다미아노(본명 김일겸·22)의 곡이다. 최근 서울 충정로 아주경제 본사에서 만나 못다한 이야기를 들었다.
“‘살 빼지마’는 여심을 겨냥한 노래가 아니에요. 대부분 남자가 공감할 것으로 생각했거든요. 여자들은 항상 자기를 실제보다 뚱뚱하게 생각하잖아요. ‘살 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데 그 말은 듣지도 않아요. 제대로 챙겨 먹지도 않으면서 다이어트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면 남자친구로서는 마음이 아프죠. 남자들이라면 한 번씩 이런 경험이 있을 것 같아서 썼는데 남자 팬분들이 ‘너무 여자를 공략했다’며 매서운 눈초리를 보내시네요. 하하.”
그래서 이번에는 남녀를 모두 사로잡고자 새로운 노래를 들고 왔다. 첫 번째 EP ‘스카이폴(Skyfall)’에는 타이틀곡 ‘스카이폴’을 비롯해 ‘하지마’, ‘바이 Ill 케이’(Bye Ill K)가 수록됐다. 모두 다미아노가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올해 1월 소속사 대표님이 들려주셨는데 수많은 곡 중 이 노래의 멜로디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더라고요. 제가 ‘정말 좋다’고 강조하니 대표님이 이 트랙을 저에게 넘겨주시면서 ‘작업해 보라’고 하셨어요. 굉장히 긴 작업 기간을 두고 노래를 만들어서 처음 의도와 바뀐 부분도 꽤 있어요. 원래는 피처링으로 남자를 생각했는데 스토리텔링을 생각해 여성 싱어가 참여했습니다.”
피처링은 대세 걸그룹 걸스데이의 민아가 참여했다. 두 사람의 호흡은 어땠을까.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었고 혼자만 팬이었어요.(웃음) 예능프로그램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봤는데 정말 잘하더라고요. 그래서 무조건 예스!를 외쳤죠. 민아는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곡을 잘 만들어줬어요. 바쁜 스케줄에도 곡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해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참 감사해요.”
평소 ‘스카이폴’을 자주 듣는다는 다미아노는 “이 부분이 좀 아쉽다”고 후회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는 평을 내렸다.
“작업 중간에는 부분부분 세심하게, 중간중간 깐깐하게 듣게 돼서 막상 그 노래가 어떤 노래인지 잘 모르거든요. 다른 뮤지션들은 만드는 과정에서 자신의 노래를 수백 번 이상 듣게 되고, 그러다 보면 지겨워진다고 하는데…저는 여전히 편안하게 제 노래를 들어요.”
“많이 데어봐야 나올 수 있는 감정이 있잖아요. 가볍게 보다 진지하게 누구를 만나면서 성장하고 싶어요. 시간이 남으면 여행도 하고 싶고요.”
다미아노의 최종 목표는 미국 빌보드차트 1위다. 목표는 높게 잡으라고 세계최대시장에서 인정받고 싶단다. 대중에게도 사랑받으면서 전문가에게도 인정받는 싱어송라이터를 꿈꾸고 있다.
“너무 거창할 수 있지만, 나름대로 어렵게 가수가 됐거든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소울컴퍼니, 디제이 스케줄원, 뉴욜이 각각 주최한 랩 컴피티션에서 우승했지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어요. 그래서 ‘대학 진학’이라는 조건부 약속을 받아내 서울시립대학교 스포츠과에 진학했지만 크게 길이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러다 현재 소속사 대표님이니 우연히 저의 경연대회 노래를 듣게돼 계약을 하게 됐어요. 여러 사람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습니다.”
다미아노라는 가명은 그의 천주교 세례명이다. 래퍼 같지 않은 느낌이라 좋았고 스웨그하지 않아 선택했단다. 글로벌한 이름을 지었으니, 원하는 바를 이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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