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SK텔레콤의 '장동현호'가 공식 출범했다.
SK그룹은 주력 계열사로 손꼽는 SK텔레콤에 '젊은 피 수혈'이라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하면서, 정체된 통신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SK텔레콤은 9일 장동현 전 SK플래닛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사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장 신임 사장이 작년 말 SK플래닛 부사장 겸 COO로 이동한 지 불과 1년 만의 친정 복귀다.
그는 1963년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산업공학 석사를 마치고 지난 1991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에 입사했다. 지난 2000년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경영기획실장, 전략기획부문장, 마케팅부문장 및 SK플래닛COO 등을 거쳤다.
장 신임 사장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우호적이다. 그룹 내에서 SK텔레콤을 데이터 중심 산업으로 이끈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2011년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 재직 당시 '4G LTE 전용요금제' 등을 만들고, SK플래닛에서는 11번가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그룹 내 핵심 요직을 두루 경험하면서 SK텔레콤의 전 사업영역을 깊숙이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SK그룹 안팎에서는 부사장 직급에서 곧바로 주력 계열사 CEO로 올라가는 전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장 신임 사장 임명에 대해 파격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SK그룹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장 신임 사장은 SK텔레콤의 이동통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성장을 이끌어 나가는 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등으로 격동하는 시장 상황에 말맞춰 대응책을 마련해 업계 1위 자리를 지켜내고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지속 성장할 기반을 마련하는 임무를 맡겼다는 것이다.
업계는 장 신임 사장이 앞으로 위기관리보다는 신규사업 창출과 지속 성장에 방점을 둘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이는 CEO 교체와 함께 이뤄진 조직개편에서도 드러난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MNO)총괄 산하에 마케팅부문과 기업솔루션부문, N/W부문을 편제하고 각 영역간 시너지를 높이기로 했다.
또 플랫폼 총괄을 신설하고 사업개발부문을 글로벌 사업개발부문으로 재편해 플랫폼 및 글로벌 사업에서 SK텔레콤과 SK플래닛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가 강화될 계획이다.
이외에도 기존 성장 영역은 각 사업의 특성에 맞도록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 운영체계를 구축해 사업 추진력을 높였고 중장기 연구개발(R&D) 기능을 담당할 종합기술원을 신설해 향후 기술기반의 성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단통법 이후 통신 시장은 과거와 같은 보조금 경쟁이 아니라 서비스 모델로 경쟁하는 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장 신임 사장은 재편하는 통신 시장에서 과거의 경영과 전략기획, 마케팅 경험을 살려 SK텔레콤의 새로운 경쟁력을 키워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플랫폼과 콘텐츠, 모바일 커머스 등을 앞세운 SK플래닛과 협력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SK텔레콤은 여전히 시장 절반을 점유한 1위 사업자다. 보조금 대란, 개인정보 유출, 통신장애 등 무너진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도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 3사의 여전한 출혈 경쟁 속에서 보조금 대신 서비스 등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단통법이 시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시장 정상화에 힘쓸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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