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땅콩리턴’ 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조현아 전(前) 대한항공 부사장이 생애 가장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로열패밀리의 갑질’로 비춰진 이번 뉴욕발 항공기 사무장 하기 사건으로 성난 여론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의 도를 넘은 행동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조롱거리로 전락해 회사의 이미지 타격을 가져왔다. 또 여론에 떠밀린 사퇴 결정, 참여연대의 고발로 검찰 수사 착수, 대한항공 본사 압수수색 등으로 ‘땅콩리턴’ 논란은 눈덩이처럼 커져 조 전 부사장은 궁지에 몰리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조 전 부사장이 12일 오후 3시 출두하겠다고 밝혀옴에 따라 조 부사장을 상대로 램프리턴 경위와 항공법 위반 사항은 없는지 등에 대해 직접 조사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번 대한항공의 램프리턴 사건과 관련해 현재까지 기장, 객실 승무원 등 총 10명에 대해 조사를 벌였으나 승무원 간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당시 탑승객에 대해 참고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뿐만 아니라 검찰의 압수수색도 조 전 부사장을 압박하고 있다. 서울 서부지검은 이날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와 인천국제공항 내 대한항공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지난 5일 조 부사장의 지시에 따라 미국 JFK국제공항에서 ‘램프리턴’을 한 대한항공 KE086편 운항과 관련된 자료 등을 확보했다. 이 항공기 블랙박스도 압수수색 대상 목록에 포함됐다.
이번 조 부사장의 램프리턴 사태로 인해 대한항공은 단기적으로 사건 조사 및 압수수색에 대한 부담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한진그룹 삼남매가 주축이 된 3세 경영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양호 회장은 이날 오전 조 전 부사장이 전날 제출했던 사표를 수리해 조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의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됐다.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처 등기이사직에서도 물러날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기내 서비스와 기내식 부문, 그룹의 호텔 경영을 담당해 오던 조 전 부사장이 이날 사표 수리로 물러나면서 향후 후계 구도에서 조 전 부사장의 입지는 더 좁아질 수밖에 없게 됐다.
업계는 조 전 부사장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사퇴하게 되면서 한진그룹 3세 경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 3개 한진그룹 계열사 대표이사는 유지한다 하더라도 이번 사태로 인한 그룹의 이미지 타격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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