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0일 선을 보인 ‘내 연애의 기억’(감독 이권)에서는 현석으로 분해 강예원(은진 역)과 호흡을 맞췄다. 양파껍질처럼 까면 깔수록 의심을 받는 인물로, 작두를 타듯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오가며 열연을 펼쳤다.
올해 3번째 작품으로 지난 4일 개봉한 ‘덕수리 5형제’(감독 전형준·제작 기억속의 매미)는 송새벽에게 운명과 같은 영화다.
최근 서울 신문로 카페에서 만난 송새벽은 “예전에 오달수 선배님이 ‘7번방의 선물’을 찍기 전에 나한테 한 말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방자전’은 상과 함께 대중들의 이목을 받게 해준 너무나도 감사한 작품”이라고 회상하면서도 스스로에 대해 “아직 연기는 멀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연기에 있어 만족한다는 느낌이 들지가 않더라고요. 지금도 근질근질해요. 욕심이 있는 편인데 그런 갈망들이 저에게 새로운 미션을 주는 것 같아요. 좀 더 다른 톤으로 연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절실히 느끼죠. 다양한 작품, 다양한 역에서 송새벽이란 배우를 찾아주신다면 바랄게 없겠죠.”
‘덕수리 5형제’는 충남 태안군 이원면 덕수리 5형제인 첫째 수교(윤상현), 둘째 동수(송새벽), 셋째 현정(이아이), 넷째 수근(황찬성) 그리고 늦둥이 수정(김지민)이, 어느날 사라진 아버지(최종원)와 어머니(성병숙)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렸다.
하늘이 내려준 축복 수정이로 인해 아버지와 어머니가 재혼하지만 아버지 아들 수교와 수근, 어머니 자식 동수와 현정은 언제나 부딪히게 된다. 윤리교사로 사람 좋은 수교는 어떻게든 장남의 역할을 하려고 하지만 조폭 출신 동수가 무섭고, 학창시절 현정에게 일명 ‘삥’을 뜯긴 적이 있는 수근은 경찰을 꿈꾸고, 아이돌 가수로 데뷔시켜주겠다는 꼬임에 넘어가 업소에서 폴댄스를 추던 현정은 성격을 숨길 수가 없다. 가족 중 아버지와 어머니의 피를 물려받은 유일한 접점인 수정이가 그나마 형제자매의 중심에 선다. 5남매는 동네 박순경(이광수)과 별도로 ‘자체 수사’에 들어간다.
“연기를 하기 앞서 ‘나는 지금 어떤 연기를 하려고 하는 것인가’라는 고민을 했어요. 많은 것들을 접목시키려고 한 것 같고 담아내려고 한 것 같아요. 말이 거창한데요, 그냥 연기에 대한 고민같은 거죠. 결혼하고 아이도 생기니까 더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슈퍼에서 인스턴트 음식을 사먹었다면 이제는 야채를 더 먹으려는 느낌이랄까요?(웃음)”
송새벽이 ‘덕수리 5형제’에 더욱 애정을 갖는 이유는 또 있다.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이야기”라는 그는 “동수는 우리 주변에 많은 캐릭터다. 조직폭력배이지만 네일아티스트를 꿈꾸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정극에 가까운 배우지만 송새벽은 존재감만으로도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배우다. 그렇다고 억지로 웃기려고 하지 않는다. 그는 “웃길려고 들면 재미가 없다”며 “상황으로 관객에게 웃음을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즉흥적으로 애드리브를 하지도 않는다. 모든 것은 감독과 상의해 연기한다”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귀띔했다.
‘덕수리 5형제’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영화는 형제애, 가족의 사랑을 강조한다. “형제가 많은 친구들이 부러웠다”는 송새벽은 “그래서 더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윤상현, 이아이, 황찬성, 김지민 모두 친해졌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많은 배우들과 형제자매로 지내다보니 스스로도 자식욕심이 생긴단다. “우선은 살아보면서 정해야할 것 같다”면서 “와이프도 키우면서 생각해보자고 하더라. 혼자 키우는 것이 아니니 상의해봐야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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