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못넘은 한국금융]중국은 금융한류의 핵심…"현실은 녹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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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2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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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투자 상위 7개 지역과 국내은행[자료=한국금융연구원]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중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업권 중 특히 은행의 진출이 활발한 상황으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중국이 금융한류의 중심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중국에서 생존경쟁을 펼치기엔 여전히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회사들이 한정된 지역과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에 집중하면서, 새 먹거리를 찾기 보단 되레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을 펼치게 된 셈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해외진출 1순위 지역으로 단연 중국을 꼽고 있지만, 정작 중국에서 기대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만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의 '중국 은행시장의 지역별 특징과 진출환경' 보고서를 보면 2013년말 현재 중국에는 국내 6개 시중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외환)이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총 76개의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중국 진출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수익을 올리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중국점포 당기순이익은 총 4420만 달러로, 2011년 1억4200만 달러에 비해 69% 급감했다.

자산이익률도 6개 은행 모두 0.5%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주요 은행들의 자산수익률은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지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또 국내은행과 유사한 경영환경에 놓인 외국계 은행과 비교해도 국내은행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수 있다. 주요 4개 외국계 은행(HSBC·동아은행·SC·CITI)의 경우 자산수익률 수준이 모두 0.6~0.9% 수준으로 국내은행보다 높았다.

즉, 국내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단지 중국 은행시장의 전반적인 경영악화의 결과가 아니라는 방증이다. 무엇보다 중국 진출 한국기업 및 한국인시장 중심의 기존 진출전략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 연구위원은 "국내은행 현지법인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원인 중 하나는 현지법인이 주로 한국기업의 투자가 활발한 중국의 동부 연해지역에서 영업활동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은행의 영업점이 집중된 상위 7개 지역은 배이징(14개), 상하이(13개), 산동(12개), 텐진(11개), 랴오닝(7개), 장쑤(7개)이다.

이곳은 한국기업의 투자누계 상위 7개 지역(베이징 56억 달러, 상하이 30억 달러, 산동 26억 달러, 텐진 33억 달러, 랴오닝 37억 달러, 장쑤100억 달러)이기도 하다.

지 연구위원은 "2006년 이후 국내은행들의 현지법인 설립이 본격화 되고 같은 지역 내에서 점포망을 확장했다"며 "그 결과 한정된 한국인과 한국기업 고객유치를 위한 경쟁이 과열됐다"고 지적했다. 

한국기업의 중국투자 자체도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수출입은행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 신규 진출한 한국 기업 수는 2006년 2390개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830개까지 급감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한·중 FTA 타결과 금융당국의 해외진출 지원 방안 등으로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수익성을 높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며 "그렇지만 은행별로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 등을 추진하지 못한다면 타 국내은행이나 외국계 은행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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