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중 셀카' 중국 의료진 면직, "셀카라니 미친거 아냐" 누리꾼 분노

중국 시안 한 병원 의료진, 수술 환자 옆에 두고 V자 그리며 셀카...'직업윤리' 어디갔나

[사진= 바이두]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최근 '신해철 사망' 등으로 의료진의 방만한 의료행태와 의료사고의 문제점이 부각된 가운데 중국 의료진의 무개념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중국 한 병원 의료진의 '수술 중 셀카' 사진 5장이 공개되면서 누리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고 중국라디오방송의 인터넷판인 중궈광보왕(中國廣播網)이 22일 보도했다.

웨이보에 공개된 사진에는 환자가 누워 있는 수술대 옆에서 녹색 수술복과 마스크를 착용한 7~8명의 의사와 간호사 카메라를 향해 'V'자를 그리며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들은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 한 병원의 의료진으로 병원 내부자의 고발로 외부에 공개된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사진을 공개한 해당 병원 관계자는 "나도 의료인이지만 부적절한 행태를 바로잡기 위해 폭로한 것"이라며 "환자가 자신의 부모나 친척이라면 셀카를 찍을 수 있겠느냐"며 강하게 비난했다.

각종 사건사고로 중국 내 의사와 환자간 갈등이 심각한 만큼 중국 누리꾼들은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미치지 않고서야 이럴 수 있느냐며 의료진의 부족한 직업윤리와 소양을 성토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시안시 당국은 진상 파악을 위해 즉각 조사에 착수했으며 지난 8월 새 수술실 이전 기념으로 수술을 마친 뒤 실제로 기념촬영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바로 병원장을 비롯, 셀카를 찍은 의료진에게 면직과 감봉 등 처분을 내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울러 해당 병원의 공개사과와 엄격한 직원교육 시행도 지시됐다.

최근 중국에서는 의료진과 환자 사이의 갈등이 폭발하며 사건사고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저장(浙江)성 원링(溫嶺)시에서 코 수술을 받은 30대 남성이 수술 결과에 대한 불만으로 의사 1명을 살해하고 2명에게 중상을 입혔으며 광둥(廣東)성 메이저우(梅州)시에서는 정신과 치료 후 퇴원한 환자가 치료효과가 없다며 의사 2명을 살해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 병원 대다수는 정부지원금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공공의료기관으로 점차 공익성이 감소, 환자 치료보다는 과도한 의료비 청구 등 영리 추구에 몰두하면서 환자와의 마찰이 증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