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암세포만 공격하는 항암물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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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2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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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대 김종승 교수팀 성과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의 에너지공장인 미토콘드리아를 공격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항암물질을 개발했다.

고려대 화학과 김종승 교수팀은 23일 암세포를 찾아가는 기능의 바이오틴과 대장암 치료제(5-FU), DNA와 결합하는 형광물질 브롬화에티듐(EtBr)을 하나로 결합시킨 표적형 암치료제 ‘세라노스틱7’(Theranostic 7)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세라노스틱7은 정상세포가 아닌 암세포만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저분자 화합물로 기존 항암제를 보완해 항암효과를 개선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라노스틱7을 투여하면 바이오틴이 암세포에서 많이 발현되는 바이오틴 수용체와 결합하고 이어 암세포 미토콘드리아에서 다량 생성되는 활성산소인 과산화수소(H₂O₂)에 의해 분자 내 항암제 5-FU와 브롬화에티듐이 방출된다.

방출된 5-FU는 암세포의 미토콘드리아를 공격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고 함께 방출된 브롬화에티듐은 미토콘드리아나 세포 핵의 DNA와 결합, 세포 사멸이 일어나는 과정을 형광으로 실시간 관찰할 수 있게 해준다.

연구진이 사람의 암세포를 피부 아래에 접종해 만든 암모델 생쥐에 세라노스틱7을 14주 간 투여한 결과 치료제를 투여하지 않았거나 항암제 5-FU만 투여한 대조군보다 암 조직이 눈에 띄게 사멸된 것으로 확인됐다.

5-FU는 1950년대 개발된 대장암 치료제로 세포 내 DNA 합성을 저해하거나 RNA 기능 장애를 유발해 암세포를 사멸시키지만 암세포의 약물저항성으로 단독으로는 치료효과가 10~1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이 연구는 낮은 항암효과를 보이는 기존 약물을 다분자로 결합시켜 항암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암세포 미토콘드리아를 선택적으로 공격해 사멸시키는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항암제 합성기술을 개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세라노스틱7에 결합된 항암제를 다른 암치료제로 바꾸면 다른 암에도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서 “세라노스틱7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고 향후 제약업체와 신약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ACS) 온라인판에 지난달 게재됐으며 24일자 인쇄판 표지논문으로 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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