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대학생 A씨는 지하철에서 한 남성이 옆 자리의 여성을 성추행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곧장 지하철 콜센터로 전화했지만 달리는 열차인 탓에 신고가 쉽지 않다.
서울시가 이런 경우 모바일 앱을 통해 실시간 열차 위치와 칸 번호를 확인하고 보안관이나 경찰 출동까지 원스톱으로 돕는 '안심지하철 종합대책'을 30일 발표했다.
그간 열차 내에서 성범죄를 비롯해 각종 사건·사고 및 위급 상황 때 시민이 지하철 콜센터나 112로 전화해 위치와 상황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이번 대책은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먼저 성범죄 신고 즉시 열차칸 위치와 신고 내용이 지하철 콜센터·지하철 보안관 및 경찰에게 동시 통보되는 앱을 선보인다.
내년 1일부터 운영되는 '지하철안전지킴이(가칭)' 앱은 성추행, 소매치기, 응급환자 등을 신고할 수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검색창에 '지하철안전지킴이'를 입력하고 무료로 내려받으면 된다.
서울시는 이동상인, 냉·난방, 종교 활동 등 다양한 불편민원을 포함해 열차 안전과 편의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하철 보안관은 향후 4년간 현재보다 2배 넘게 증원한다.
1~8호선 지하철 보안관은 2011년 9월 75명 채용을 시작으로 올해 총 149명이 활동 중이다. 서울시는 내년 50명을 뽑고 이후에도 매년 50명 내외를 추가 배치, 2018년 350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폐쇄회로(CC)TV와 비상통화장치, 여성화장실 비상벨 등 범죄예방시설도 대폭 확충한다.
1만1232대가 설치된 역사 내부 CCTV를 내년에 28대 이상 더한다. 전동차 내 CCTV 역시 현재 1876대에서 2022년 3116대로 많아진다.
지하철 승객이 적은 심야 시간대에 적극 보호받을 수 있는 지하철승강장 '세이프 존'을 확대한다.
서울시는 2011년 시내 6개 지하철역 승강장에 세이프 존을 갖췄는데, 내년 1월까지 10개역이 추가된다. 이곳은 실제 범죄에 노출돼 도움이 필요하거나 새벽이나 심야 등 승객이 적은 시간대 보호가 이뤄지는 구역이다.
범죄 신고건수가 많은 1~4호선 구간에서 다음달 1일부터 지하철안전지킴이 앱을 가동하고, 이후 3월 5~8호선이 적용된다.
김경호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하루 660만명이 이용 중인 지하철은 시민의 주요한 생활공간"이라며 "시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시설·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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