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家 형제갈등] 박찬구, 박삼구 회장과 화해? "이제 각자의 길 갈 때"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사진=금호석유화학]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그의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의 화해 가능성에 대해 "이제 각자의 길을 가야할 때"라며 일축했다.

2009년부터 이어진 두 형제간 갈등이 소송전으로 번지며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박찬구 회장은 지난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년 경제계 신년인사회' 직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배임 혐의와 관련해) 이미 대법원에 상고한 상황"이라면서 "(박삼구 회장과는) 이미 갈 만큼 갔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박찬구 회장은 서울고등법원에서 횡령‧배임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일주일 후 상고했다.

2심 재판부에서 받은 형량은 1심 재판부가 선고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 보다 늘었다.

박찬구 회장은 그동안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가 형의 모함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해 왔고, 그에 응징이라도 하듯 지난해 8월 박삼구 회장 등을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박찬구 회장은 고소장에서 "2009년 12월 박삼구 회장이 재무구조가 악화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기업어음(CP) 4200억원어치를 계열사들로 하여금 사들이게 해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금호석유화학이 제기한 아시아나항공 이사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 및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 간 상표권 소송 등은 작년 새롭게 불붙은 소송들이다.

아시아나항공 이사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의 경우 지난해 9월 법원이 기각했지만 10월 금호화학 측이 서울고등법원에 항고하며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소송은 박찬구 회장이 박삼구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소한 것에 연장선이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작년 3월 주주총회에서 박삼구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대해 "배임 혐의가 있는 박삼구 회장이 아시아나 항공의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기업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9월말 기준) 금호아시아나항공 측인 금호산업이 지분 30.08%를 가지고 있고 금호석유화학이 12.61%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제기된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간의 상표권 소송 역시 이번 달 16일 1차 변론이 예정돼 있다.

금호산업은 상표권의 실제 권리가 금호산업에 있다며 금호석유화학은 상표권 지분을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금호석유화학은 상표권은 공동소유라며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