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의정부시 호원1동주민센터. 10㎏짜리 쌀 16포대가 택배로 전달됐다. 택배 발송인란은 '공란'으로 비워져있다. 기부자는 쌀만 배달시키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담당직원의 간청에도 택배 기사는 '남성'인지 '여성'인지 아는 것이 없다며 입을 닫았다.
이 독지가는 2013년 9월 쌀 16포대를 보낸 것을 시작으로 매월 15일을 전후해 여지없이 쌀을 기부해오고 있다. 기탁한 쌀은 총 250여포대, 시가로 700여만원에 달한다.
쌀을 기부하면서도 정체를 꼭꼭 숨기고 있는 터라 주민센터 직원을 비롯해 호원1동 주민들 사이에서는 호기심의 대상이다.
조민식 호원1동장은 "불경기에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정기적으로 쌀을 기증해주시는 익명의 독지가에게 감사하다"며 "기부하신 물품은 주변 생활고에 힘드신 분들을 위해 소중하게 사용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조 동장은 "이와 같은 기탁 분위기를 더욱 활성화해 훈훈한 지역사회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