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양적완화 조치가 경제 난국에 빠진 러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수의 전문가들은 ECB의 양적완화 조치가 러시아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현지 경제전문 일간 코메르산트는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러시아 경제에 ECB의 결정은 지난해 중반 이후 외부 시장에서 날아온 첫 번째 희소식"이라며 "이 결정은 러시아에 큰 기회"라고 분석했다.
경제전문포털사이트 'BKS 엑스프레스' 분석가 이반 코페이킨도 "ECB의 채권 매입은 러시아의 주요 교역 파트너인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의 경제 성장으로 이어져 러시아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유럽 자금의 러시아 유입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대규모 투자를 기대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고등경제대학 산하 연구소 '개발센터' 연구원 발레리 미로노프는 "이미 루블화 가치 폭락이 일어난 상황에서 유럽의 양적완화가 러시아 기업들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2일 ECB와 각국 중앙은행이 3월부터 내년 9월까지 매달 600억 유로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는 미국식 양적완화(QE)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19개월간 유로존에 풀리는 돈은 총 1조1400억 유로(약 1435조원)에 달한다.
드라기 총재는 양적완화 카드를 통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유럽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천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양적완화의 실질 효과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되고 있다. WSJ은 “나라별로 상황이 다른 만큼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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