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행정중심복합도시에 대학간 교육·지원시설 및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임대형 공동캠퍼스', 이른바 셰어캠퍼스 건립이 추진된다. 새로운 주거문화로 각광받는 셰어하우스처럼 공간 활용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으며, 오는 2020년 행복도시 2단계 건설에 맞춰 조성될 예정이다.
26일 국토교통부와 행복도시건설청은 업무보고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5년 행복도시 업무추진 방향 및 자족성 확충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행복도시는 올해 1단계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해 말 중앙행정기관이 행복도시로 이전을 완료한 후, 지속적으로 도시 성장을 견인할 동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 마련됐다. 도시 성장 동력 다변화와 양질의 도시 인프라 확충, 도시 품격 제고 등을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특히 대학 조기 유치 및 행복도시 내 공동캠퍼스 건립을 위한 전략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정부는 행복도시의 신성장 엔진으로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을 꼽고 있다.
이에 대학 유치의 시급성을 고려해 행·재정적으로 자력 입주가 가능한 대학에 대해 우선적으로 토지를 공급하기로 했다. 다만 독립 캠퍼스 건립이 어려운 국내·외 대학에는 '임대형 공동캠퍼스' 건립을 대안으로 제시할 방침이다.
임대형 공동캠퍼스는 복수의 대학이 교육시설, 지원시설(운동장, 기숙사 등)을 공동 활용하고, 교육연구와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는 방식을 말한다. 공공 또는 민간 주도 건립이 가능토록 할 예정이다.
행복청에 따르면 공동캠퍼스는 14만㎡ 규모의 부지에 조성된다. 건물의 수직·수평 공유가 가능하고, 해당 용지에 입주를 원하는 대학은 차별없이 수용할 계획이다. 앞서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에 외국 대학 및 기업들이 토지나 건물에 임대 형식으로 입주한 데서 착안됐다.
예컨대 5층짜리 건물 내부에 강의실을 많이 만들어 여러 대학이 나눠 쓸 수 있도록 하거나, 대형 체육관을 건립해 공동으로 번갈아가며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구상 단계여서 구체적인 분양가나 캠퍼스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공학분야에 특화된 산학연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인 만큼 여러 대학들과 논의 중이라는 설명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정부부처 이전 등 행복도시 1단계 작업은 완료됐지만, 이후 대학 및 기업 유치가 정체를 겪고 있어 이 같은 방안을 구상하게 됐다"며 "업무보고 이후 사업 계획 마련, 예산 편성 등을 거쳐 2020년에는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간 행복청은 카이스트(KAIST)·고려대·한밭대·공주대·충남대 등 5개 대학과 행복도시 내 캠퍼스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외국 명문 대학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에 있다.
고려대는 지난해 7월 약대 이전을 위한 교육부 승인을 완료하고, 행복도시에 조성할 캠퍼스 면적 및 위치 등을 협의 중이다. 카이스트의 경우 지난달 미래창조과학부에 융합의과학대학원 설립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을 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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