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통화당국인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에 나서면서 조정장을 겪고있는 중국 증시 반등에 힘을 실어줄지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국 국무원 직속 통신사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 5일 보도에 따르면 인민은행이 전날 33개월 만에 지급준비율 0.5%p를 인하하며 시장 유동성 수혈에 나섰다. 여전히 경기하강압력이 뚜렷하고 디플레이션 우려가 급증, 전 세계적으로 양적완화가 이어지면서 인민은행도 지준율을 인하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민생증권 등 다수 증권사는 이번 조치로 상업은행 지준율이 19.5%, 중소기업 대상 은행의 경우 16%까지 하향조정되면서 시중 유동성 6000억 위안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 정부가 강조한 '삼농(三農 농민·농촌·농업)' 현대화 정책에 따른 농업발전은행의 1000억~1500억 위안 자금 공급 등까지 고려하면 총 6500억~7000억 위안의 유동성이 이 시장에 밀려들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급격한 상승세 이후 2월 들어 조정장이 뚜렷해진 중국 증시에 지급준비율 인하는 호재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다음주 예고된 24개 기업의 신규상장(IPO), 중국 최대 명절 춘제(春節·음력설)의 대대적 자금회수 등에 따른 유동성 가뭄을 이번 지준율 인하가 상당부분 방어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상승장 견인의 힘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중국 증시 전문가는 "이번 지준율 인하로 6000억 위안 이상의 유동성이 공급되겠지만 시총 30조 위안 이상의 대형 상장사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인민은행이 지난해 기준금리에 이어 지준율 인하에 나선 것은 정책방향이 통화완화로 기울었음을 의미한다"며 "안정적 경제성장 실현, 추가 완화책 실시 등에 따라 올해와 내년 중국 증시 불마켓 지속은 현실이 될 것"으로 낙관했다.
중국 증권일보(證券日報)는 지준율 인하 수혜주로 은행, 부동산, 농업 및 비철금속 종목을 꼽았다.
지준율 인하에 따른 은행 수익성 개선 등을 이유로 은행주의 상승장이 예상된다. 중국 투자은행 중신건투(中信建投)는 초상은행(600036), 중신은행(601998), 평안은행(000001) 등을 추천 종목으로 언급했다.
시장 유동성 주입이 주택 등 부동산 수요를 진작시키리라는 기대감에 부동산 종목도 수혜주에 포함됐다. 장다웨이(張大偉) 중위안(中原)부동산 수석 애널리스트는 "주택대출기준 완화, 구매제한령 해제 등 부양책으로 부동산 시장에 미약하지만 회복조짐이 엿보인다"면서 "이번 지준율 인하가 시장 회복세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내다봤다.
유망종목으로 중천성투(00054), 소녕환구(000718), 천건그룹(000090), 거리부동산(600185), 중량부동산(000031) 등이 꼽혔다.
중국 국무원이 올해 '1호' 정책 문건에서 농업 현대화 등을 강조하고 이에 따라 유동성 집중이 예상되면서 신농대풍(300189), 만향덕농(600371) 등 농업 특징주도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비철금속 종목 중에서는 산동황금(600547), 성화자원(600392), 중국령남(000060) 등이 지준율 인하 수혜주로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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