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해진 서민경제…‘헛바퀴’ 도는 정부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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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2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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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정산 파동이후 소비심리 냉각…재정조기 투입에도 분위기 조성 실패

  • 증세·개각 등으로 두 달간 허송세월…3월 뚜렷한 개선점 제시해야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연말정산 파동이후 소비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며 서민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설 연휴가 지났지만 여전히 소비시장은 한파가 몰아치는 상황이다.

정부는 ‘미약하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경제를 진단하고 있는데 정작 서민경제는 더 팍팍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 정책이 수치에 집착한 나머지 헛바퀴를 도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경제는 1월부터 출발이 좋지 않았다. 1분기는 정부 정책 비수기라는 점에서 환율, 양적완화 등 대외변수에 집중했지만 올해는 다르다.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는 내수에서 문제가 터졌다. 정부 정책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자 여러 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13월의 연말정산 파동이 증세까지 연결되는 연쇄적 뇌관을 터트렸고 설 대목도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 올해 골든타임이라는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구조개혁은 실행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소비 부문의 대표적 지표인 대형 유통업체 매출은 팍팍한 서민경제를 대변하고 있다. 지난달 백화점 3사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3~5% 낮아졌다.

민간경제연구소 한 관계자는 “연초부터 담뱃값 인상, 연말정산 세부담 등이 이어지면서 지출이 줄고 있다”며 “정부가 현재 추진하는 정책이 제대로 가동되는지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서민경제가 살아나지 못하자 정부에서는 경기 회복의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 재정의 57%를 상반기에 투입하며 초강수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이마저도 분위기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또 정부가 말하는 ‘골든타임’도 한차례 물 건너 간 모양새다. 막바지로 치달은 2월 임시국회는 벌써부터 민생경제법안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관광진흥법,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핵심법안은 이번에도 통과하지 못하며 정부 발목을 붙잡을 태세다.

매년 1분기에 한국경제를 괴롭히던 ‘대외변수’도 올해는 잠잠하다. 오히려 유가하락으로 경제 반등의 기회를 잡았지만 연말정산 파동과 증세로 공방전을 펼치다 기회를 놓쳤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양적완화에 기업이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 만큼 관련 정책을 더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재정조기집행에 대해 쓴 소리가 많다. 한국경제가 서민경제를 읽지 못하고 매년 골든타임을 놓치는 이유로 재정조기집행을 꼽은 것이다.

지금처럼 내수가 부진할 때 조기집행은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13년을 제외하고 한국경제는 상반기에 성장률이 오르다 하반기에 둔화되는 ‘상고하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상반기에는 조기집행을 하지 않더라도 경기 상승이 이뤄진다는 의미인 셈이다.

예를 들어 정부의 연간 예산이 100원이라고 했을 때, 상반기에 60원을 쓴 상태에서 하반기 경기가 예상보다 안 좋아지면 재정을 투입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해진다.

여기에다 세수 부족 사태까지 맞아 예상보다 세금 10원이 덜 걷히면 결국 하반기에 쓸 수 있는 돈은 30원밖에 없어 경기가 더욱 주저앉는다.

백웅기 상명대 교수는 “재정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한 이후 하반기에는 쓸 여력이 없으면 경기가 더욱 위축된다”며 “계속해서 상고하저 경기 패턴이 나타나는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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