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신화사]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중동 4개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리퍼트 대사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가 '철저한 조사'를 당부하는 가 하면, 정치권은 '종북 숙주론'까지 꺼내들며 쟁점화를 시도하는 측과 논란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수비에 치중하는 뚜렷한 두가지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붕괴를 우려했던 한미 동맹은 이번일로 던 탄탄해 질 것으로 보이는데 반해 우리 내부에서는 '종복몰이'로 남남갈등이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지나치면 부족한 만 못하다"며 "그런(종북적)사고를 가졌다 하더라도 검찰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종북몰이로 간 것이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역효과 밖에 더 나오겠냐"고 우려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케데미 원장은 "일본 대사관 테러 사건 등 극단적민족주의자라고 봤을때 민족 이익의 입장에서 봤을때 그 실천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최근 여당에서 세력적으로 확대해서 보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과거 일본에서 일어난 주일 미국 대사 피습사건을 보더라도 정부의 대응은 달랐다.
당시 일본 정부는 1964년 3월 24일 발생한 에드윈 라이샤워 주일 미국 대사 피습 사건 당시 사건의 성격을 '배후세력이 없이 정신병력의 개인이 저지른 돌출 행위'로 규정했다.
또 일본은 당시 "미국 대사 경호·경비에 일본 측 책임은 없다"면서도 국무대신(국무위원)의 한 명인 하야카와 다카시(早川崇) 국가공안위원장의 사의를 즉각 수용한 것도 미국에 대한 '도의적 책임' 표시하기 위한 일환이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경찰은 김기종 씨가 조사에서 "김일성은 20세기 민족 지도자라고 생각한다"며 "일제하에 항일운동을 했고 3·8선 이북을 접수한 후 자기 국가를 건설해 잘 이끌어온 것을 봤을 때 20세기 훌륭한 지도자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이날 남측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공격한 김기종 씨를 종북세력의 소행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또다시 발작한 종북 광기'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남조선이 계속 사건을 여론화해 미국이 우리에게 '테러지원국' 감투를 씌우는데 필요한 명분을 세워보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