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서울시가 21일 오전 10시 가회동 백인제 가옥에서 '일상이 되는 한옥실현과 한옥산업화'를 주제로 한옥청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피터 바돌로뮤 문화융성위원회 위원, 이근복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장, 최문용 광고촬영 감독 등 한옥 전문가와 시민 100여명이 참석해 전통한옥의 가치와 현대화, 산업화에 대해 집중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장 먼저 지정토론자로 나선 피터 바돌로뮤 위원은 "한옥에 대한 사랑과 고민으로 제 머리가 다 벗겨졌다"면서 "한국은 건물이 20년 이상 되면 노후 건축물로 지정한다. 전 세계적으로 이런 나라가 없다. 한옥의 불편한 부분도 있겠지만, 최대한 원형을 지켜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요 무형문화재 74호 조재량 대목장은 "남아 있는 한옥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지어질 한옥도 중요하다"며 "공장에서 찍어내는 기와는 한옥의 전통은 물론 미와 멋도 살릴 수 없다. 재료의 규격화와 등급화가 시급하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부암동에서 한옥을 리모델링해 거주 중인 서석준 씨는 "우리 전통에 대한 인식이 많이 사라진 현실에서 한옥은 일반인과 거리가 먼 얘기"라면서 "주차공간이나 유지보수비용 문제 등에 대한 뒷받침이 돼야 한옥이 다시 우리 삶 속에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건네받은 박원순 시장은 "앞으로 정부와 서울시가 한옥의 전통을 지키고 이어가기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할 것"이라면서 "한옥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자리도 자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전문가와 시민들이 한옥에 대한 열띤 토론을 이어가면서 이날 토론회는 90분으로 예정됐던 시간을 15분 이상 훌쩍 넘겨서야 끝이 났다.
한편 서울시는 한옥 대중화를 위해 시 차원에서 '좋은한옥 인증제'와 '장인 인증제' 등을 추진하고 한옥 포털을 만드는 등 다양한 방법의 지원을 모색한다.
진희선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지금은 한옥을 단순히 지키는 것을 넘어서 좋은 주거문화로서 자생력을 가지고 시민들의 일상에 자리하도록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다종다양한 모습의 한옥을 서울시내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로 이를 통해 동네산업, 한옥산업 활성화도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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