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포항) =빗물이나 가정 등에서 쓰고 버린 하수 10만톤이 1등급 공업용수로 하루 만에 탈바꿈된다면 믿을 수 있을까. 더군다나 52만 정도의 지역시민이 한꺼번에 음용할 수 있을 충분한 양과 깨끗함을 자랑한다면 물 환경의 미래는 어둡지 않을 것이다. 바로 이런 곳이 포항에 위치해 있다. 정부와 민간 기업이 1400여억원을 투입해 설립한 세계 최대 설비의 하수 재이용시설이 대표적이다.
하수 재이용시설은 용수공급 부족현상을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부족한 수자원에 대한 대체 수자원개발과 방류수역 수질보전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포항지역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업도시라는 명성(?) 이면에 갈수기 용수부족 및 주변의 방대한 폐수가 큰 골칫거리였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롯데와 대우, 대림, 포항지역 건설사 등을 컨소시엄으로 한 민간투자사업(BTO)을 추진한 바 있다.
해당 시설은 건축면적 2282㎡, 부지면적 1만6122㎡, 공급관로 11.5km에 달하는 시설로 이뤄졌으며 하루 10만톤의 폐수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그렇다고 저급 용수가 아닌 1등급 공업용수로써 관로 미생물이나 세균만 소멸한다면 수돗물보다 더 깨끗한 식수가 가능하다.
용수단가가 조금 더 낮아질 경우에는 하천유지용수 등 우리 생활주변을 청결하게 할 활용범위도 넓힐 수 있다. 특히 포항은 철강기업을 비롯한 제조공장들이 즐비한 곳이다.
강철을 다루는 관계로 기업들이 요구하는 공업용수의 조건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달궈진 강철을 식히는 공업용수는 불순물이 포함되지 않는 1등급 공업용수가 적격인 셈이다.
그렇다면 1등급 공업용수가 만들어 지는 과정은 어떨까. 현장 관계자는 이를 거대한 정수기로 비유한다. 빗물과 생활하수가 섞인 채 하루 20만 톤가량이 처리시설로 들어오지만 심한 악취냄새가 나지 않을 정도로 청결했다.
가정과 공장 등이 사용하고 버린 통합농축수는 관로를 타고 농축수처리시설에서 1차 생물막여과로 걸려진다. 이어 전처리분리막과 역삼투압설비를 거쳐 재이용이 가능한 생산수가 재탄생되는 식이다.
수질전문가들이 흔히 표현하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있다. 이는 물의 깨끗함을 평가하는 수치로 사람이 음용할 수 있는 물의 기준은 BOD 1 이하다. 이 곳 하수 재이용시설의 모든 과정을 마친 생산수는 놀랍게도 BOD 0.1을 기록하고 있다.
사람이 마시는 물보다 깨끗한 1등급 공업용수는 포스코를 비롯한 국가산업단지와 공단정수장 등에 공급된다.
김성민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 민간투자사업 소장은 “재이용 공업용수는 갈수기 용수부족 현상에도 안정적인 물 사용이 가능하다”며 “포함뿐만 아니라 경북 구미에도 하루 9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하수 재이용시설이 들어서는 등 확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재처리수를 이용하는 주변 공장 등 기업으로써는 기존 공급가보다 10~20% 저렴한 공업용수를 받고 있어 비용 절감 효과를 더욱 기대할 수 있다”며 “또 한 한정된 수자원 등 물 부족과 저탁소 녹색성장, 수질개선 등 1석 3조 사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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