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기] 생존자·지역주민 극심한 후유증…안산주민 18.4% “자살 생각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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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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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주기를 일주일 앞둔 지난 9일 오전,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 추모객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진도 팽목항=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조현미·한지연 기자 = 세월호 참사는 생존자와 주변인 모두에게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다. 친구와 가족, 동료와 떠난 여행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여전히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참사에 희생된 단원고 학생 대부분이 거주했던 안산 지역에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아직 세월호 사고가 정상적인 치유 과정에 들어가지 못한 만큼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생존자를 집중 치료했던 고려대 안산병원이 최근 내놓은 ‘4·16 세월호 침몰사고 백서’를 보면 지난해 4월 16일부터 올 2월까지 단원고 생존학생 74명과 일반인 생존자 10명 등 84명이 외래진료를 받은 횟수는 1014차례에 달했다. 입원진료는 모두 88차례 이뤄졌다.

입원·외래 진료횟수는 정신건강의학과가 1147회로 가장 많았다. 극심한 불안, 불면 등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여전히 많은 피해자들이 정신과 질환 증상을 호소하며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고 있다.

윤호경 고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고에 대한 정확한 해결과 수습이 외상후 스트레스 치료의 시작인데 세월호를 둘러싼 사회적 문제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매듭지어지지 않으면서 생존자와 희생자 유가족들이 불안, 우울, 분노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윤 교수는 “우울, 슬픔 등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아니여서 대다수의 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친다”며 “불안하고 우울한 기분이 반복되면 증상이 만성화 되고, 외상후 스트레스가 장기화 될 수 있는 만큼 최소 3개월에서 1년간의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산 지역 주민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최근 아주대가 내놓은 '지역사회 건강조사 기반 사회심리 및 안전인식도'에 따르면 안산 주민이 다른 지역 주민들에 비해 우울·불안 등에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 조사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안산(단원구·상록구), 경기남부(군포·수원 팔달), 경기북부(구리·남양주), 진도(진도군·해남군) 등 6개 지역에서 주민 716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단원고가 있는 안산 지역에 살고있는 주민들의 우울 증상률은 11.8%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진도(8.1%)는 물론 경기북부(8.1%), 경기남부(6.4%) 주민보다 높게 나타났다.

불안 증상률 또한 높았다. 안산 주민의 불안 증상 비율은 23.9%로 경기북부(19.8%), 경기남부(17.4%), 진도(13.4%) 주민을 크게 앞질렀다.

특히 안산 주민의 18.4%가 ‘지난 1년간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역시 경기남부(14.8%), 경기북부(13.6%), 진도(12.7%)보다 높은 수치다.

윤 교수는 “국가적인 재난을 겪으면 인근 지역민들이 트라우마 간접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다”며 “간접 피해도 상상 이상으로 부정적 영향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전문병원이나 트라우마센터에 상담을 요청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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