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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트 디즈니 CEO 로버트 아이거(맨 왼쪽),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가운데), 오라클 CEO 로렌스 엘리슨/ 월트 디즈니,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국 주요 기업의 CEO와 직원 연봉 격차가 최고 2000배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공동설립자인 딘 베이커에 의뢰해 자체로 산정한 주요 기업 CEO의 연봉 비율을 12(현지시간) 공개했다. CEO의 지난해 연봉은 연봉 분석 기관 에퀼라(Equilar)의 자료를 활용했으며 직원 연봉 중간값은 노동통계국이 집계한 수치를 인용했다.
직원 대비 연봉의 비율이 가장 높은 CEO는 월트 디즈니의 로버트 아이거였다. 그의 연봉은 직원보다 2238배 높았다. 월드 디즈니 직원의 연봉 중간값은 1만9530달러(약 2140만원)였으나 아이거의 지난해 연봉은 4370만달러(약 478억8600만원)에 달했다. 월트 디즈니 대변인은 “아이거 연봉의 92%는 실적에 근거한다”며 “뛰어난 경영 능력을 발휘해 회사 실적이 좋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보상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직원보다 2012배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회사 대변인은 “나델라의 지난해 연봉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실적이 좋아야 실제로 가져갈 수 있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오라클 설립자이자 CEO 로렌스 엘리슨은 직원보다 1183배, 퀄컴의 스티븐 몰렌코프는 1111배,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는 1073배 많은 연봉을 각각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퀄컴 대변인은 “몰렌코프의 지난해 실제 연봉은 절반 이하”라고 반박했으며 스타벅스 대변인은 “CEO의 연봉은 실적과 연동돼 있으며 이사회에서 그의 경쟁력과 회사 가치를 고려해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베이커는 이번 조사에 대해 “기업이 정확한 통계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대강 어림잡은 추정치를 기반으로 조사했다”며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지난 30~40년간 미 경제에서 최고의 승자는 기업가라는 것은 명백하며 이러한 조사가 그것을 입증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2010년 직원 대비 CEO의 연봉 비율을 공개하도록 하는 금융규제개혁법(도드-프랭크 법·Dodd-Frank Act)이 의회를 통과했으며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013년 세부 방안을 마련했지만 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하부 규정 마련이 늦어지면서 실제 시행에 들어가지 못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규정이 없다고 해서 기업이 CEO의 연봉 비율을 밝히지 않는 것은 매우 나쁜 행위”라며 공개를 촉구했다.
경제정책연구소(EPI)는 “미국 기업 CEO의 직원 대비 연봉 비율이 1965년 20배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95.9배로 치솟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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