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역주민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은 17일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과 관련, 서울역 주변에서 현장시장실을 열고 지역 시찰에 나섰다.
서소문 공원을 시작으로 서울역을 거쳐 남대문 시장까지 이어진 코스에서 박 시장은 다양한 시민들을 만났다. 중간마다 서울역 고가 공원화를 반대하는 지역주민과 마찰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할만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서소문 공원에서는 이미 서울역 고가 공원화를 반대하는 지역주민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자동차 소리와 구호소리가 겹쳐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곳에서 박 시장과 만난 서울역 고가 공원 반대협의회의 박병두 대변인은 지역주민들이 해당 프로젝트를 반대하는 이유를 막힘없이 쏟아냈다.
박 대변인은 “서울역 고가는 아현고가나 옥수고가처럼 교차로를 지나가는 도로가 아닌 산업도로다”라며 “남대문 시장의 싸고 좋은 상품을 공급하는 혈관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주민들도 공원을 무작정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며 “교통의 문제가 없게 산업도로의 기능을 살리면서 공원화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대변인의 설명이 이어지는 동안 주변에는 ‘대체도로의 건설 없이 서울역 고과 공원화를 반대한다’는 구호가 주기적으로 터져 나왔다.
이에 박 시장은 주민들과 소통을 약속하며 지역 주민들이 우려하는 교통문제나 쓰레기 적환장 문제를 전문가들과 충분히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대체도로 건설에 관해서도 북부역세권과 관련해서 시기와 방법, 위치까지 제대로 검토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이어 약현성당과 서울역광장 등을 돌며 지역의 풍부한 역사콘텐츠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마지막 목적지인 남대문 시장에서는 지역 상인들의 거센 반발로 접근을 거절당했다. 박 시장은 완곡한 어조로 지역상인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상인들의 태도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지역상인들은 교통에 대한 대책이 없이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한다고 시의 행정을 비난했다.
거센 항의에 부딪힌 박 시장은 동선을 일부 변경해 회현역 방향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지역 상인들이 다시 길을 막아서 회현동 방문 일정은 결국 취소됐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부터 사흘간 중구, 용산구, 마포구 일대를 돌며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과 관련한 주민 의견을 살피기 위해 현장시장실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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