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롯데 복합쇼핑몰이나 랜드마크 빌딩 모두 들어선다고 했다가 무산된 적이 한두 번인가요? 건물 올라가기 전에는 모르는 일이라 주민들도 큰 기대를 안 하고 있어요. 최근 상암동 주택시장의 회복세는 단지 전세난 때문에 매매전환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호재 소식 듣고 찾아오는 사람은 전혀 없어요.”(마포구 상암동 H공인중개사무소)
서울 마포구 상암동 상암DMC(디지털미디어시티) 일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동안 지지부진하던 롯데 복합쇼핑몰과 랜드마크 빌딩 사업 등이 본격적으로 재추진되면서다. 그러나 개발을 추진하다 번번이 무산됐던 전례가 있어 상암DMC 주변 주민과 상인 등은 아직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그룹의 롯데쇼핑이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상암DMC 롯데 복합쇼핑몰’은 최근 본격적인 설계에 들어갔다. 2013년 말부터 건축설계도면을 놓고 이어졌던 서울시와의 줄다리기가 최근 접점을 찾았기 때문이다. 상암DMC에 들어서는 롯데 복합쇼핑몰은 2만3741㎡ 부지 면적에 백화점·영화관·대형마트 등이 입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08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하다 무산됐던 상암DMC 랜드마크 빌딩 사업도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서울시는 올 상반기 내 상암DMC 랜드마크 빌딩 부지를 모두 매각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다만 100층 이상으로 계획됐던 빌딩 높이는 80~90층 정도로 낮아질 전망이다.
이미 MBC, YTN, LG CNS 등 IT·미디어 관련 기업이 입주를 마친 데다 롯데 복합쇼핑몰과 랜드마크 빌딩 사업도 재추진되지만, 19일 방문한 상암DMC에서는 시장의 반응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지하철 6호선 상암DMC역 인근 M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몇 번을 들어선다고 했다가 취소되기를 반복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이 인근 주민들은 이제 못 믿겠다는 반응이 먼저 나올 정도”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상암동 주민센터 근처에 위치한 D공인중개업소 직원도 “현재는 반응이라고 말할 게 전혀 없지만, 본격적으로 삽을 뜨기 시작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며 “아직은 롯데 복합쇼핑몰이나 랜드마크 빌딩 소식을 듣고 찾아온 투자자나 실수요자는 전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암초등학교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말만 무성했지 사업이 제대로 추진된 적은 없는 것 같다”며 “다른 주민들과 이와 관련한 대화를 한 번도 나누지 않았을 정도로 주민들 사이에서는 아직 기대감이 없다”고 말했다.
중개업자들은 최근 상암동 아파트 전셋값과 매맷값이 동반 상승을 한 부분도 사업 재추진과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상암동 휴먼시아 2단지 전용 74㎡의 전셋값은 지난해 10월 3억3000만원에서 현재 3억6000만원 정도로 10% 가량 올랐다. 전셋값 상승과 매물 부족에 따라 매매전환 사례도 늘며, 아파트값도 같은 기간 5억2000만원에서 5억5000만원으로 3000만원가량 오른 가격에 시세를 형성했다.
상암초등학교 인근 H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주변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가을부터 중소형 평대를 중심으로 3000만원가량 뛰었지만, 호재에 따른 상승은 아니다”면서 “지속되는 전세난에 전세물건 품귀 현상은 물론 매매전환이 일어나며 매매가격도 덩달아 뛴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암월드컵파크 5단지 상가 내에 위치한 S공인중개업소 직원은 “최근 상암DMC 주변 오피스텔 분양 물량이 쏟아지며 오히려 아파트 전셋값이나 매맷값은 주춤한 모습”이라면서도 “이번에 두 사업이 제대로 풀리기만 한다면, 주변 주택시장이나 상권 분위기가 눈에 띄게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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