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9∼24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AA) 정상회의(일명 반둥회의)에 참석했다.
시 주석은 2013년 5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로 베이징을 찾은 최룡해 당시 북한군 총정치국장을 만난 적이 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나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 위원장을 만난 적은 없다.
중국 정부는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 공식, 비공식 접촉을 할 가능성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반둥회의 성격을 고려할 때 어떤 식으로든 접촉할 가능성은 적지 않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일단 중국 외교부 발표나 중국 관영매체 보도 중에서는 두 인물이 접촉했다는 보도는 25일 현재까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중국언론은 전날 김 위원장이 반둥회의 연설에서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내용만 별도의 분석이나 논평 없이 보도했다.
베이징 외교가도 두 인물이 반둥회의서 공식적, 비공식적 만남을 가졌다는 동향은 전혀 감지돼지 않았다며 '접촉 불발'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편, 중국 내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 제1위원장이 내달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대전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더라도 북중 정상회담이 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콩 봉황위성TV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뤼닝스(呂寧思)는 이날 중국 외교부가 최근 러시아를 무대로 한 북중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묻는 말에 "양국 정상회담은 양측의 편리한 시기를 봐야 한다"고 대답한 것과 관련, 이는 모스크바에서의 정상회담에 중국이 동의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시 주석과 김 제1위원장은 러시아에서 기껏해야 악수하는 수준에서 접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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