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 속 美원유 기업들 ‘디폴트’ 위기 직면

무디스 “원유생산 업종내 디폴트 임박”…골드만삭스 “유가 배럴당 45달러로 떨어질 것”

국제유가[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국제 유가가 끝모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원유와 천연가스 등을 생산하는 미국의 에너지 기업들의 대규모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19일(현지시간) 나오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이날 미국 에너지 기업 가운데 신용등급 ′B2′의 투기등급 비율이 현재 2.7%에서 내년 3월 7.4%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 데이비드 케이스먼 수석부사장은 “국제유가가 내년 배럴당 70달러에서 75달러 수준까지 회복하더라도 원유 및 가스 생산업체들의 디폴트 리스크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 기업들 가운데 B3 이하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들의 비율은 올해 초 8% 수준에서 5월 현재 14.8%까지 늘어났다.

무디스 등급 분류 중 ‘투자 주의’ 등급은 Ba1, Ba2, Ba3, B1, B2, B3 순으로 위험 수위가 올라가간다. 이 중 Ba1 이하등급부터 투자부적격 투기등급에 해당하며 B3 등급은 투자부적격 등급 중 위에서 여섯 번째 단계에 해당한다.

한편 오는 10월까지 국제유가가 배럴당 45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골드만삭스의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제프리 커리 등 골드만 애널리스트들은 전날 공개한 이메일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지난 3월 6년 저점에서 최근 배럴당 60달러 가까이 반등했지만 이는 자멸적인 랠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유가 반등과 저금리 자금의 과잉이 미국 셰일업계의 원유 생산을 부추겨 가격을 다시 떨어뜨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 연간 전망치로 배럴당 55달러, 내년 1분기 전망치는 배럴당 53달러를 각각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