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오후 메르스 여파로 각종 행사가 취소·연기되면서 평상시 주말이면 사람들로 붐비던 광화문 광장이 텅 비어 있다.[김세구 기자 k39@aju]
확진자 발생·경유한 24곳 발생
5명 사망…치사율 7.8%로 급등
'잠복기' 추가 환자 발생 가능성
아주경제 조현미·한지연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정부가 강력한 대응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7일 지금까지의 비공개 원칙을 깨고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했거나 경유한 병원 24곳을 전격 공개했다. 국내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지 18일 만이다.
이날 공개한 메르스 관련 병원은 서울·경기·충남·대전·전북 등 5개 시·도 24개 의료기관이다. 환자가 직접 발생한 곳은 4개 시·도 6개 병원이고, 나머지 4개 시·도 18개 병원은 확진자들이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 확진 판정을 받기 이전에 다녀간 곳이다.
환자 발생 병원 가운데 경기도 평택성모병원에서는 첫 확진자를 포함해 모두 37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서울시 강남에 있는 삼성서울병원에서도 17명의 환자가 나왔다. 모두 3차 감염자다.
대전시 서구 건양대병원은 5명, 대전시에 위치한 대청병원은 3명, 충남도 아산시 아산서울병원과 서울시 강동구 365서울열린병원은 각각 1명의 환자가 나왔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은 크게 최초 환자(68)와 14번(35) 환자, 16번(40) 환자가 다녀간 병원에 집중됐다.
국내 첫 메르스 환자는 지난달 11일 증상이 나타난 후 12∼14일 충남 아산서울병원에 처음 들렀다. 이후 평택성모병원, 365서울열린병원,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했다.
이 가운데 15∼17일 두 번째로 들른 평택성모병원에서는 지금까지 3차 감염을 포함해 모두 36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첫 환자로부터 직접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가 28건, 추가 전파로 추정되는 경우는 8건이다.
첫 환자가 마지막에 입원한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첫 환자로 인한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평택성모병원에서 첫 환자와 접촉해 감염된 14번 환자가 지난달 27∼29일 이곳 응급실을 찾으면서 3차 감염이 시작됐다.
이 병원 의료진 2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응급실을 거쳐 간 17명의 환자가 모두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했다. 14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 오기 전에 입원했던 또 다른 의료기관에서는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세 번째 경로는 대전 지역이다.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다 첫 환자로부터 감염된 16번 환자는 대청병원(25∼27일)과 건양대병원(28∼30일)을 거친 후 메르스 확진을 받았다.
이 밖에 환자들이 다녀간 병원 18곳에서는 아직 3·4차 감염자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날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환자가 단순히 경유한 18개의 의료기관은 사실상 감염 우려가 없는 병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 병원은 아직 잠복 기간(2~14일)이 다 끝나지 않은 상태다. 지난달 24일 이후 메르스에 노출된 곳에서는 여전히 환자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7일 현재 국내 메르스 환자는 전날보다 14명이나 많은 64명으로 급증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14번 환자를 통해 감염된 사람이 10명 추가돼 모두 17명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 5일 사망한 환자 1명이 감염자로 확인돼 메르스로 숨진 사람은 모두 5명, 치사율은 7.8%로 올라갔다. 이 사망자 역시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례없이 빠른 우리나라의 메르스 확산과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 합동조사단은 오는 9일부터 정부와 공동으로 조사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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