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타고 법정 나온 코스틸 회장, 뇌경색·우울증·기억상실증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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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130여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박재천(59) 코스틸 회장이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석했다. 그는 법정에서 기억상실증을 호소하며 자신의 건강상태가 심각한 상태임을 알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이동근 부장판사) 심리로 18일 열린 박 회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박 회장은 "뇌경색과 우울증, 공황장애, 기억장애가 함께 와 말이 바로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 휠체어를 타고 온 박 회장은 안경을 쓰고 수염을 깎지 않은 상태였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이 재판에 임할 준비가 덜 됐다는 의견에 따라 7월3일 다시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박 회장의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박 회장이 검찰 수사 기간 집을 오가다가 스트레스에 뇌경색으로 쓰러졌다"며 "산소호흡기가 없으면 잠을 자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또 변호인은 "아직 재판부에 진단서를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박 회장이)단기기억상실증 진단도 받았다"며 "본인이 한 말을 직접 적어놔야 어떤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박 회장은 2005∼2012년 철선제품에 사용되는 슬래브 등 철강 중간재를 포스코 등에서 사들인 뒤 거래대금, 매출액을 조작하는 수법을 사용, 회삿돈 130여억 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구속기소됐다.

박 회장은 재경 포항고 동문회장을 지냈고,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을 비롯한 이명박 정부의 핵심 인사들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