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 의혹을 받고 전토토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쓴 프로농구 전창진 전 KT 감독이 1일 경찰에 출석, 2차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전 감독의 혐의를 입증할 녹취록 등 '결정적 증거'와 함께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해 집중 추궁했지만, 전 감독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1일 오전 9시 40분 2차 조사를 위해 서울 중부경찰서에 출석한 전 감독을 다음날 오전 2시 30분까지 조사했다. 조사시간은 17시간에 달했다.
경찰이 확보한 녹취록 중에는 사채업자와의 대화 내용은 물론 이미 구속된 다른 두 피의자와의 대화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전 감독이 구속된 피의자 등과 승부조작 의심경기를 사전 모의했는지 여부와 전 감독이 실제로 베팅의 지시에 관해 개입됐는지 파고들었다.
이에 전 감독은 '기억나지 않는다', '모른다', '나와는 관련 없는 일이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1차 조사 때의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러한 전 감독의 태도와 달리 경찰은 혐의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고 전 감독이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까지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 감독에게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다시 제안했으나 전 감독 측은 거짓말탐지기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경찰은 관련자 조사를 추가로 한 이후 전 감독 재소환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그에 대한 신병처리는 관련자 조사를 끝내고 검찰과 협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조사를 마친 전 감독은 취재진에게 "오늘 조사 때는 잘 모르는 내용이 많이 나와 그런 내용에 대해 집중적으로 얘기를 나눴다"고 말하며 승부조작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전 감독은 KT 감독으로 있던 올해 2월 말∼3월 사설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돈을 걸고, 경기에 후보 선수를 투입해 패배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승부조작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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