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1991년 대우자동차가 ‘티코’를 내놨을 때만 해도 대학생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작고 아담한 차체에 성인 4명이 탈 수 있는 공간, 높은 경제성 등이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다. 1998년 대우 마티즈가 나왔을 때는 타깃 수요층이 신혼부부나 사회 초년병으로 달라졌다. 이 콘셉트는 2009년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나온 이후에도 큰 변함은 없었다. 경차의 수요층에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GM이 지난 1일 내놓은 ‘더 넥스트 스파크’는 지금까지의 콘셉트와 차이를 보인다. 경차 사이즈가 법적으로 정해져 있긴 하지만, 주어진 법규 내에서 많은 시도를 했다. 우선 휠베이스(앞뒤 차축간 거리)는 2385㎜로 구형보다 10㎜ 길어졌고, 차체 높이는 45㎜ 낮췄다. 경차 규격(길이 3600㎜)을 넘지 않는 차체길이(3595㎜)는 그대로다
실내는 일취월장했다. 기존 스파크도 경차로서는 신선한 콘셉트를 자랑했는데, 신형 스파크는 한 급 위의 그레이드로 격상됐다. 특히 블랙, 화이트, 베이지, 블루 등 4가지 컬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돋보인다. 또, 구형보다 차체 높이가 낮아졌지만, 시트 높이를 낮춘 덕에 헤드룸은 여유가 있다. 키 177㎝인 기자가 앉아도 뒷좌석 머리공간은 크게 부족하지 않았다.
구형 스파크는 모터사이클 계기반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반면, 신형 스파크는 일반적인 자동차 스타일을 따랐다. 돋보이는 건 간결한 센터페시아와 ‘애플 카플레이’ 탑재다. 마이링크의 적용으로 각종 버튼이 대폭 줄어들면서 공조시스템과 오디오 등이 터치스크린 조작으로 단순해졌다. 한국GM 측은 아이폰을 쓰지 않는 기자들까지 배려해 차 내에 아이폰을 배치하고 ‘카플레이’를 체험하도록 했는데, 마치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듯해 신선했다.
신형 스파크는 14, 15, 16인치 등 3가지 휠과 6가지 타이어를 장착했는데, 시승차는 195/45R16 사이즈를 신었다. 일반적으로 잘 선택하지 않는 독특한 저편평비 타이어다. 낮은 편평비 덕에 주행안전성은 구형보다 훨씬 좋아졌고 소음도 크지 않았다. 다만 마모가 잘 되는 넥센타이어여서 오래 탔을 경우 내구성이 어떨지 모르겠다.
신형 스파크는 동급 최초로 차선이탈경보장치와 전방충돌경보장치, 사각지대경보장치 등을 갖추며 기존 경차 수준을 넘어서는 풍부한 장비로 무장했다. 다소 힘이 부족하긴 하지만 경차로서는 충분한 수준이고, 무엇보다 안정적인 핸들링과 우수한 승차감이 돋보였다. 기아 모닝과 뜨거운 승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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