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1500∼2000가구 규모의 행복주택과 각종 편의시설 등을 복합 개발하는 일명 '행복타운' 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소규모로 건설되고 있는 행복주택을 대단지화해 주민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공급 물량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수서·의왕·고양·부천·인천 등 5곳이 행복타운 후보지에 올랐다.
행복주택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젊은 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철도부지, 유수지 등 도심 유휴부지에 저렴하게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으로, 박근혜 정부의 핵심 주거복지 사업이다.
그러나 주민과 지자체 반대에 부딪히면서 당초 의도와 달리 LH 등이 보유한 택지개발지구와 지자체 보유 부지를 중심으로 행복주택 공급이 추진돼 왔다. 그 결과 공급 물량 확보나 입지 선정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LH, 지자체 등과 함께 입지 여건이 양호하고 개발 가능한 부지를 공공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상의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고 행복주택 및 일반 분양주택과 상업·업무시설 등을 복합 개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행복타운 후보지는 의왕·수서·고양·부천·인천 등 5곳이다.
국토부는 지난 3월 말 행복주택 후보지 입지선정협의회를 거쳐 의왕시 고천동 의왕시청 인근을 '의왕 고천행복타운'으로 지정했다. 이곳은 의왕시가 2008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했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2010년 구역지정을 해제해 사업이 정체됐던 지역이다.
이번에 행복타운으로 추진되는 부지는 LH가 보유하고 있던 옛 고려합섬 땅과 인근 그린벨트를 더해 총 54만㎡에 이른다. 내년까지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되면 행복주택 1500가구 이상을 비롯한 공공주택과 생활편의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또 강남 수서역 KTX 역세권 개발 사업지도 그린벨트 해제 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해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소유한 남측 38만㎡ 부지에 2000가구 안팎의 행복주택과 상업·업무시설을 넣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부 행복주택이 소규모 나홀로 주택으로 들어서면서 주민 편의시설이 없어 불편한 경우가 있다"며 "행복주택 가구수를 1500∼2000가구 정도로 늘리고 상업시설 등과 복합개발하면 입주민의 편의와 주거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행복타운 조성을 위한 공공주택지구 규모는 기존의 택지개발지구보다 작은 '미니 택지지구' 형태로 개발될 전망이다. 기존 일반 택지지구 면적이 대체로 99만㎡ 이상이었다면 행복타운 지구는 약 17만∼66만㎡ 이하로 축소 개발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행복타운 조성에는 행복주택 공급 물량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복안도 깔려 있다.
정부는 2017년까지 행복주택 14만가구를 건설할 예정인데 현재까지 사업계획을 승인했거나 할 예정(3만8000여가구)인 물량은 총 6만4000가구로 전체 목표의 46% 수준이다. 여기에 LH·SH 등이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을 사실상 중단함에 따라 내년 이후 추가 부지 확보는 어렵게 됐다.
LH 관계자는 "행복타운이 본격 추진되면 종전보다 주거 만족도가 높은 행복주택을 보다 원할하게 공급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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