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연방교도소 찾아 사법개혁 설파…'역사적인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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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1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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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있는 연방 교도소를 찾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기자들을 향해 "신의 은총이 없었다면 나도 이들처럼 됐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뉴스 영상 화면 캡처]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마구잡이 투옥’을 줄이려는 개혁 행보를 펼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연방교도소를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개혁 의지를 안팎에 과시하기 위한 상징적인 행보로 남부 오클라호마주 엘리노의 연방교도소를 찾아 “오늘 방문은 형사사법 시스템에 관해 우리가 직면한 도전과 기회를 모두 부각하기 위한 노력의 일부”라며 “연방 차원에서 먼저 개선이 시작되고 각 주가 뒤따르는 것을 보는 게 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수감자를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의 사법개혁을 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교도소 간부들과 간수는 물론 재소자들 가운데 6명의 비폭력범과 마주앉아 대화를 나눴다. 또 연방교도소관리국 찰스 사무엘스 국장의 안내에 따라 독방 동인 B구역을 둘러보다 ‘123’이라는 번호가 쓰인 감방문을 열고 내부를 살폈다.

오바마 대통령은 독방 동 복도에서 취재진을 향해 “여기 재소자들은 내가 했던 것과 다르지 않은 실수를 한 젊은이들”이라며 “다른 점은 그들은 지원받을 수 있는 체계가 없었고 두 번째 기회, 실수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할 자산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회고록을 통해 젊은 시절 마리화나와 코카인 등 마약사용 경험을 토로한 바 있다.

그는 “이렇게 많은 젊은이가 감옥에 갇히는 것은 다른 나라에는 없는 일”이라며 “젊은이들이 어리석은 일을 하는 것이 오히려 정상”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3일 마약사범 46명을 특별 감형했다. 다음 날에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내 최대 흑인 인권단체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연례회의에 참석해 “마약 등 범죄자에게 무조건 일정 기간 이상의 형량을 선고하도록 한 ‘최소 의무형량’ 제도를 연말까지 폐지 또는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CNN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교도소 방문을 “역사적“이라고 표현했으며 의회 전문매체인 ‘더 힐’은 “더욱 공정한 형사사법 시스템을 만들자는 초당적 입법을 실현하기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가 교도소 방문으로 정점을 찍었다”고 평가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사법개혁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오바마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는 자신의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4월 말 뉴욕 컬럼비아대학 연설에서 “공권력 남용을 거론하면서 미국 사법제도가 과도한 인신구속으로 균형을 잃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6일 NAACP 연례회의에 참석해 자신이 취임 초 도입한 ‘삼진아웃제’가 잘못됐다고 거듭 반성했다. 그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할 당시에는 범죄가 기승을 부렸고 이것이 국가적 문제였다”며 “(그러나 결과적으로) 내가 상황을 더 악화하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 법안에는 강력범의 처벌 수위를 높여 형기를 대폭 늘리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그것이 과도했다”며 “역사상 범죄율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좋은 일이지만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조차 너무 오랫동안 교도소에 갇혀 있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덧붙였다.

삼진아웃제는 마약범죄를 포함해 강력범죄로 세 번째 유죄 평결을 받으면 무기징역 판결을 의무화한 것으로 1994년 연방 형법으로 제정됐다. 이 법률 도입 이후 수감자가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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