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은 한 번 꽂힌 것은 무조건 끝을 보는 행동파 서도철(황정민), 20년 경력의 승부사 오팀장(오달수), 위장 전문 홍일점 미스봉(장윤주), 육체파 왕형사(오대환), 막내 윤형사(김시후)까지 겁 없고, 못 잡는 것 없고, 봐주는 것 없는 특수 강력사건 담당 광역수사대에 관한 범죄오락액션 영화.
친하게 지내던 트레일러 운전수 배기사(정웅인)의 도움으로 중고 외제차를 팔고 난 후 다시 훔쳐 되파는 일당을 일망타진한 서도철은 진급이 보장된 상황이었다. 오랫동안 쫓던 대형 범죄를 해결한 서도철은 드라마 ‘여형사’에 조언을 해준 덕으로 알게 된 엔터테인먼트 회사 사장(이동휘)의 초대로 드라마 ‘쫑파티’에 참석하게 된다.
그곳에는 재벌 3세 신진그룹 조태오(유아인) 실장을 만나게 된 서도철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다. 조태오가 마약을 한다고 직감한 것. 서도철은 “우리 죄 짓고 살지 맙시다”라고 경고한다.
1인 시위에 나선 배기사의 모습에 조태오는 직접 해결하겠다며 배기사를 방으로 부르고, 받을 돈이 420만원이라는 얘기에 “맷돌에 손잡이 부분을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면서 “손잡이 부분을 ‘어이’라고 하는데 어이가 없어 해야할 일을 못한다는 뜻으로 ‘어이가 없다’라고 하는 것이다. 지금 내가 어이가 없다”고 말한다.
이후 사무실로 들어온 전소장과 배기사에게, 투견처럼 “싸워라. 그래야 돈을 준다”고 한다. 배기사는 이를 거부하고 일방적인 구타가 이어졌다. 배기사는 함께 있던 아들 앞에서 당한 굴욕에 참지 못하고 계단에서 투신한다.
조태오의 오른팔 최상무(유해진)는 곧바로 가족들에게 위로금을 전달하는 등 사고 수습에 나선다. 이때 배기사의 아들이 서도철의 명함을 보고 전화를 건다. 이미 병원에 출동한 관할 경찰들로부터 경위를 설명받았지만 배기사의 아들이 “아빠가 맞았다”고 말하자 사건을 들쑤시기 시작한다. 분명 조태오가 연관됐다는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어 난항에 빠진다.
그리고 이상하리만치 사건을 은폐하려는 신진그룹의 행보도 의구심을 키웠다. 사회복지사인 아내 주연(진경)의 사무실까지 찾아가 명품백에 5만원권 돈다발을 채워 건네는 최상무부터,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 감사팀의 협박 아닌 협박, 전(前) 경찰총장에서 시작된 ‘푸시’까지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배후가 궁금해진 서도철은 더욱 날뛰기 시작한다.
‘가볍다’라는 페이크를 쓴 뒤 묵직한 ‘쇠공’을 준비했다. 쇠공은 시계추처럼 관객을 흔든다. 강력한 액션 사이 적재적소에 유머와 코믹으로 무장, 관객의 ‘우심방 좌심실’의 활동을 돕는다. 마지막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까지 러닝타임 123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만든다.
류승완 감독의 치밀한 시나리오와 연출을 바탕으로 배우들의 호연이 빛났다. 말이 필요없는 황정민, 유아인, 유해진, 오달수, 정웅인, 정만식에 이번이 연기 데뷔작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장윤주, 감초연기로 등장하는 장면마다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오대환, 배성우, 진경, 충무로 기대주 김시후까지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다.
짧지만 강렬한 엄태구와 톱스타 다혜 역의 유인영, 송영창, 김응수, 안길강에 마동석까지 이만한 배우들을 모았다는 것 자체가 믿기 힘들 정도다. ‘캐스팅이 완성도의 반’이라는 말처럼 시작부터 50%는 선점하고 들어가는 게 ‘베테랑’이다.
15세 이상 관람가로 오는 8월 5일 개봉 예정. 범죄오락액션 영화는 ‘베테랑’ 전과 후로 나뉠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