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전수장 김기남, '업무중단' 처벌후 복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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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2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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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개월 만에 김정은 현지시찰 수행

[사진= 연합뉴스 TV 캡쳐]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독일 나치스 정권의 선전장관에 빗대 '북한의 괴벨스'란 별칭을 가진 북한 체제 선전의 수장 김기남(86) 노동당 비서가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을 다시 수행해 그의 복귀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반미교육의 거점이라고 할 수 있는 황해남도 신천박물관 신축 현장을 시찰한 소식을 전하면서 김기남 노동당 비서가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김기남 비서는 1960년대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시작으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책임주필, 1990년대 선전선동부장과 선전담당 비서로 활동하면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세습의 정당성 확보와 우상화에 공헌한 실세다.

하지만 그는 지난 4월 8일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 22주년 중앙보고대회 주석단에 이름을 올린 것을 끝으로 3개월반 동안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더욱이 그는 주요 행사에 불참한 것은 물론 이례적으로 지난 4월 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3차회의에서 핵심 당 비서임에도 주석단 맨 앞줄이 아닌 방청석 세 번째 줄로 밀려나는 '수모'까지 겪었다.

이후 김기남 비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현지시찰은 물론 주요 행사 간부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대신 리재일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선전업무를 총괄해 왔다.

이 때문에 김기남 비서가 물러나고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을 중심으로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재편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었다, 우리 정보당국도 김기남이 은퇴한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김기남 비서가 이번에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을 다시 수행함으로써 그가 여전히 북한의 선전선동 업무를 관장하는 노동당 비서 겸 부장의 직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김기남 비서가 그동안 주요 행사에서 방청석을 차지하는 등 위상에 변화가 있었다는 점에서 다양한 추정이 나온다.

우선 그동안 김기남 비서의 공백은 업무상 과오로 잠시 업무중단이라는 '혁명화'(처벌)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북한에서는 간부들이 업무상 잘못했을 경우 일정 기간 업무 중단이나 좌천 등의 혁명화 과정을 거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원로한 김기남이 와병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한동안 물러나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김기남이 당비서 직책을 갖고는 있지만 종전처럼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보다는 자문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김기남이 주석단이 아닌 방청석에 앉아 행사에 참석했던 점으로 미뤄 그동안 공백이 단순히 건강보다는 업무 질책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며 "이번에 복귀한 것으로 봐서 정상적인 선전업무를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번 시찰에는 김기남 비서 외에도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리재일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김여정 당 부부장, 렴철성 군 총정치국 선전담당 부국장 등 김정은 체제의 선전분야 핵심들이 총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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