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원동 새마을금고를 털었던 은행강도 용의자가 검거됐다.
지난 26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20일 서초구 잠원동 새마을금고에서 권총으로 직원과 고객을 위협한 뒤에 책상 서랍에서 2400여만원을 들고 달아난 용의자 최모(53)씨를 강남구 수서동 은거지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퀵서비스 기사로 일하는 최씨가 생활비가 모자라 지인에게 2000여만원을 빌리고 사채 3000여만원을 끌어 썼다가 이를 갚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최씨가 범행을 저지른 잠원동 새마을금고는 최씨가 4년 전에 통장을 개설했던 곳이다. 최씨는 “범행 사흘 전에 새마을금고를 찾아 청원 경찰이 없는 것을 확인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며 “20일에 마음을 먹고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최씨가 새마을금고 직원과 고객을 위협했던 권총은 15년 전 최씨가 아들에게 사줬던 플라스틱 장난감 권총이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울먹이며 “행여 범행에 실패하더라도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칼이나 다른 흉기 없이 장난감 권총만 들고 갔다”며 “범행 당시 금고 직원이 내 총을 유심히 보는 것 같아 당황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범행 직후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정선 카지노로 향했다. 2000만원은 지인에게 빌린 돈을 갚는데 썼고, 나머지 400여만원은 카지노에서 썼다. 최씨는 정선 카지노에서 4박 5일간 머무른 뒤에 서울로 돌아왔고 강남구 수서동 지인의 아파트에서 은거하다 25일 정오쯤 경찰에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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