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농약 사이다' 박씨 할머니 범행 유력…기소의견 검찰 송치

경찰, 피의자 기소의견 송치…살인 혐의 적용

"확인한 증거로 기소 문제없다"vs"누군가 누명 씌우려고 벌인 일"

[사진=방송화면캡처]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일명 '농약 사이다' 사건에 관해 경북 상주경찰서는 피의자 박모(82·여)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 27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씨는 자신의 범행을 계속 부인하고 있다.

박씨는 지난 14일 오후 2시 43분께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 냉장고에 있는 사이다에 고독성 살충제를 탄 혐의를 받고 있다. 사이다를 나눠마신 할머니 6명 중 2명은 숨지고 4명은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은 박씨 집에서 사이다에 든 살충제와 같은 성분의 농약과 농약을 담은 드링크제 병이 나온 점, 옷과 전동스쿠터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된 점 그리고 박씨가 홀로 농약이 든 사이다를 마시지 않고 주민이 쓰러진 뒤에도 119에 신고하지 않은 행동 등을 종합할 때 유력한 용의자로 봤다.

경찰은 또 "사건 당일 피의자가 피해자 A씨의 집에 놀러 갔고, 피해자 B씨도 함께 있어 오후 2시 30분경까지 이야기를 하다가 A씨와 B씨는 마을회관으로 가고, 피의자는 집에 가서 마가루를 타서 마신 뒤 회관으로 갔다고 진술을 번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이 피의자 집 앞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한 결과 "전동스쿠터를 타고 마을회관 반대방향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20일 구속된 이후 21일부터 조사받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한 두통을 앓는다며 거의 매일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때문에 박씨에 대한 조사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박씨의 건강 상태에 대해 큰 이상 증세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 측은 22일 변호사가 사임한 뒤 새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고 있다. 박씨 가족은 "누군가가 누명을 씌우려고 벌인 일"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한 증거로 기소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송치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앞으로 범행 동기·시점 등을 명확히 밝혀 기소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