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흥종교집단, 광주 5·18구묘역 말뚝 설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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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1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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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는 광주 5·18 구묘역 (민족민주열사묘역) 입구에 설치된 말뚝이 일본사람들에 의해 세워졌다는 주장(본보 8월 13일자 보도)에 이어 그 주체가 일본의 신흥종교집단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더욱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백광진굉회 홈페이지]

아주경제 김태성 기자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는 광주 5·18 구묘역 (민족민주열사묘역) 입구에 설치된 말뚝이 일본사람들에 의해 세워졌다는 주장(본보 8월 13일자 보도)에 이어 그 주체가 일본의 신흥종교집단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더욱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14일 광주 북구 망월동 5·18 구묘역 입구 오른쪽 언덕에 폭 10cm 높이 2m 가량의 흰색 사각 말뚝이 세워져 있다.

말뚝에는 ‘세계 인류의 평화가 이룩되도록’이라며 한글, 일본어, 영어로 씌어져 있다.

구 묘역이 조성된 이래 누가 언제 무슨 이유로 이 말뚝을 설치했는지 숱한 궁금증을 일으키다가 최근에 한 문화단체 등에서 일본사람들이 설치했다는 주장에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인터넷 검색창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피스폴 (peace pole)이라고 불이는 이 말뚝은 5·18묘역과 러시아 연해주 외에 사할린, 몽골, 태국, 사이판 등 전 세계 190여개 나라에 20만여개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내에도 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이 투하된 나가사키를 비롯해 일본 최북단인 소야미사키 등에 상당 수 설치돼 있었다.

심지어 생체실험으로 악명 높은 731부대장 ‘이시이’가 사망 후 묻힌 도교 한국학교 바로 옆 사찰에도 이 말뚝이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일본의 신흥 종교집단인 '백광진굉회(白光真宏会)'가 1975년부터 '피스 폴 프로젝트(Peace Pole Project)'를 추진해 왔으며 세계평화기원협회라는 조직 등을 통해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에도 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이 투하된 나가사키를 비롯해 일본 최북단인 소야미사키 등에 상당 수 설치돼 있었다. 심지어 생체실험으로 악명 높은 731부대장 ‘이시이’가 사망 후 묻힌 도교 한국학교 바로 옆 사찰에도 이 말뚝이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KBS 캠쳐]

백광진굉회는 세계 평화의 기도를 제대로 실천하고 정확하게 후세에 전승하는 것을 소명으로 삼고 있다.

이 단체의 설립자인 고이 마사이사(1916~1980)는 ‘인류의 개개인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세계가 평화로워야 한다’며 내가 곧 신이고 인류가 곧 신이라는 의미의 ‘아즉신야(我即神也)’ ‘인류즉신야(人類即神也)’를 내세우고 있다.

광주시는 5·18구묘역에 설치된 정체불명의 말뚝의 사실관계를 확인 후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민주의 성지인 5·18묘역에 일본 종교집단이 말뚝을 세웠다면 취지에 맞지 않는 만큼 철거해야 할 것"이라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훈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 사무국장은 "3년전 위안부 소녀상의 말뚝 테러가 생각난다. 광주에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정확한 사실파악이 우선돼야 하며 (신흥종교집단에 의해 설치가)확인되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광주지역 문화단체인 한겨레문화고리가 고려인의 발자취와 항일 역사 기록을 담기 위해 지난해 러시아 연해주의 한 민속마을을 방문했다가 5·18 구묘역에 있는 것과 똑같은 말뚝을 발견하고 최근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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