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남북해빙무드 직후 반도체산업 '챙기기'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준공식 참석

25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진행된 M14 준공식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박근혜 대통령,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사진= SK하이닉스]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 해빙 무드를 만든 직후 SK하이닉스 이천 신규 반도체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반도체 산업 챙기기에 나섰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급성장하며 국내 반도체 산업에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에 정부가 반도체 업체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5일 박 대통령은 오전 10시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진행된 'M14 준공 및 미래 비전 선포식'에 참석했다.

M14는 SK하이닉스가 새롭게 건설한 반도체 공장이다. 총 투자 규모만 15조원에 달한다.

박 대통령은 준공식에서 축사를 통해 정부 및 기업 관계자들에게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 △끊임없는 연구·개발(R&D)과 기술혁신 △산업 생태계 경쟁력 제고 등 세 가지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반도체 업계 불황으로 모두가 투자를 주저하던 상황에 SK하이닉스는 선제적으로 R&D 투자와 시설 투자를 늘렸고 이를 발판으로 재기에 성공했다"면서 "SK하이닉스가 이천 공장을 시작으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간다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란 입지는 더욱 공고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도 기업들의 투자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기술 진보에 따른 낡은 규제를 과감히 개선해 기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에도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단지 기공식에도 참석해 반도체 산업을 챙겼다.

박 대통령은 그 자신도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드레스덴공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등 전자산업 쪽에 조예가 깊다.

박 대통령은 한 대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전자 산업이 세계적으로 발전하지 못했던 때였지만 전자산업에 우리 산업의 미래가 있다는 생각으로 전자공학을 전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도체는 지난해 단일 품목으로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출 규모 600억 달러를 달성하며 수출 효자 상품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대대적 지원으로 급성장해 기술적으로 국내 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중국 정부는 은행 융자와 첨단산업 자금 지원 등의 명목으로 자국 업체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선 우리나라 기업들이 과거 일본 반도체 기업을 추월한 것과 같이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을 추월할 것이란 위기감마저 돌고 있다.

이에 박 대통령은 SK하이닉스 반도체 준공식에서 우리나라의 반도체 위상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확고히 하며 정부와 기업의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반도체와 같은 기술 집약 산업은 제품의 생애주기와 신제품 출시기간이 단축되고 있어 출시 속도와 생산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면서 "기업 연구소와 대학, 정부 출연기관의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소비자와 수요기업 등 현장 목소리를 연구 과정에 적극 반영해 속도와 생산성을 높여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정보기술(IT)와 제조업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시스템 반도체나 제조 장비 분야의 경쟁력 확보는 반도체를 넘어 우리 산업 전반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반도체 소재, 장비, 설계 등 모든 분야에서 우수한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이들의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을 지원하는 데 대기업과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