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인터넷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서 물건을 팔 것 처럼 속여 뜯어낸 돈으로 인터넷 도박에 사용한 20대가 적발됐다.
서울송파경찰서는 현모(23)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현씨는 신종 사기인 이른바 '중고나라론(loan)' 수법을 썼다. 중고나라 사이트에서 물건을 팔겠다고 돈을 받고 이를 인터넷 도박에 걸어 도박에 성공하면 돈을 돌려주고 돈을 잃으면 잠적해버리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남의 돈으로 도박을 한 뒤 그 결과가 좋지 않으면 책임을 회피해 버리는 것이다.
현씨는 3월부터 최근까지 중고나라에 '컴퓨터 본체를 판다'는 등 허위 글을 올려 피해자 4명으로부터 180만원을 받아 인터넷 도박에 쓴 혐의를 받고 있다.
현씨는 도박에서 돈을 따면 피해자들에게 돌려줬으며, 돈을 잃어도 대출을 받아 갚은 것으로 조사됐다. 금전적피해가 발생하지 않아도 실제로 물건을 팔 의사가 없이 게시글을 올려 돈을 받았다면 사기 범죄에 해당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현씨는 경찰 조사에서 한 인터넷사이트의 대출 관련 게시판에서 중고나라론 수법을 보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해당 게시판에는 고소를 피하는 방법 등 범행 수법이 18단계에 걸쳐 자세하게 적힌 글이 올라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나라론은 올 2월부터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신종 사기 수법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5월부터 해당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중고나라론' 관련 게시물을 토대로 기획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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