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오찬은 2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 서대청에서 1시간4분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시 주석은 이날 전승절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정상들 가운데 박 대통령에게만 별도로 단독 오찬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오찬을 위해 나란히 서대청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두 정상이 서로 마주보면서 웃는 듯한 모습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이날 낮 12시27분 시작된 오찬에는 식전 냉채, 연밥백합탕, 대파 해삼찜, 꽃등심 스테이크, 황금 죽순과 아스파라거스, 국수, 레몬향 대구롤, 만두, 과일과 아이스크림, 커피와 차가 차례로 나왔다.
그리고 '중국의 보르도'로 불리는 하북성의 '장성 레드·화이트' 와인이 제공됐다.
오찬 메뉴판에는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사진이 인쇄돼 있었으며 박 대통령의 사진 밑에는 '이심전심 무신불립'이, 시 주석 사진 밑에는 '번영창조 미래개척'이라는 글귀가 한글과 한자로 적혀 있었다.
이 가운데 무신불립(無信不立)은 시 주석이 지난해 7월 방한 당시에도 사용한 표현이다. 시 주석은 당시 언론 기고문을 통해 선린우호 견지 및 상호 신뢰 증진을 제안한 뒤 논어에 등장하는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無信不立)란 성어를 소개하며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두 정상의 오찬이 오후 1시31분에 종료될 때까지 오찬장에선 중국의 중앙민족가무단의 연주 아래 모두 10곡의 양국 대표 노래가 번갈아가며 울러퍼졌다.
연주의 시작은 시 주석의 부인으로 유명가수 출신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의 대표곡인 '희망의 들판에 서서(在希望的田野上)'였다. 이 노래는 시 주석 내외가 국빈 방한한 계기에 진행된 지난해 7월3일 만찬장에서도 울려 퍼진 적이 있다.
그 다음 곡은 '아리랑'이었으며 '첨밀밀'(중국곡), '오나라'(드라마 대장금 주제가), '당신에게 장미 한 송이'(중국곡), 'My Destiny'(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OST 수록), '야래향'(중국곡), 박 대통령의 애창곡인 거북이의 '빙고', '달따라 가는 오색구름'(중국곡), '꽃이 활짝 핀 보름달의 밤'(중국곡) 등으로 이어졌다.
이날 오찬은 정상회담과 달리 순차통역으로 진행됐다.
오찬 직전에 열린 정상회담은 이례적으로 동시통역으로 진행됐으며 한중 정상은 속도감 있게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34분간의 회담에서 양국 정상간에 아주 많은 정보가 오갔다"며 "순차통역을 한 것으로 치면 한 시간 넘은 회담의 효과를 거두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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