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아스널 동반 패배···EPL, 챔피언스리그에서 전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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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3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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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맨시티, 아스널, 첼시, 맨유 공식 홈페이지]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팀들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부진하며 잉글랜드 프로축구의 암흑기가 도래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하고 있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변화가 시급해 보인다.

아스널은 30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F조 2라운드 홈경기에서 복병 올림피아코스에 2-3으로 패했다. 허약한 수비진과 부실한 골 결정력이 문제였다.

이로서 아스널은 2패째를 당해 16강 진출이 어려워졌다. 홈에서도 이기지 못한 올림피아 코스를 원정에서 다시 상대해야하고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바이에르 뮌헨과 2경기나 치뤄야 한다.

첼시도 패했다. 30일 포르투갈 포르투 에스타디우 두 드라가오에서 열린 G조 2차전 원정경기에서 포르투에 1-2로 졌다. 첼시는 한수 아래라고 평가받던 포르투에 경기력에서 완전히 밀렸다.

첼시는 당초 32강 조별리그 추첨당시 가장 쉬운 G조에 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포르투의 기세는 매섭고, 디나모 키에프는 탄탄한 전력을 뽐내 16강 진출도 장담하기 어렵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도 이미 1패씩 당하고 있다. 맨유는 한 수 아래라고 평가 받던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에 루크 쇼를 잃으며 1-2로 패했고, 죽음의 조에 속한 맨시티도 홈에서 이탈리아의 유벤투스에 2-1로 지며 어렵게 출발했다.

이번 시즌 EPL 4팀은 챔피언스리그 6경기에서 1승 5패를 기록하고 있다. 첼시가 이스라엘의 마카비 텔 아비브와의 G조 1차전 홈경기에서 4-0으로 이긴 것이 유일한 승리다. 이번 시즌 EPL팀들의 조별리그 순위는 모두 3위 이하다. 맨유(B조)·맨시티(D조)·첼시(G조)가 3위, 아스널(F조)이 4위로 조 최하위에 쳐져있다.

문제는 이들이 경기한 팀이 포르투와 유벤투스를 제외하고는 약체로 분류되는 팀들이라는 것이다. 포르투도 지난 몇 년간 우승권에는 한 번도 접근하지 못했다. 작년 챔피언스리그 준 우승팀 유벤투스도 리그에서 역사에 남을 부진한 초반을 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무대에서 EPL팀이 부진하는 원인으로는 크게 두가지가 꼽는다.

우선 리그의 실력에는 사이클이 있다는 낙관론이다. 2007-2008, 2008-2009 이 두 시즌은 EPL에서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4개의 팀이 모두 8강에 오르고 이 중 3개의 팀이 4강에 오른 EPL최전성기였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현재까지 EPL팀들이 4강 이상 오른 건 겨우 3번 밖에 안 된다.

일각에서는 전성기 당시의 황금 멤버들이 은퇴하거나 이적한 후 각 팀들이 아직 리빌딩 과정에 있거나 혹은 전력 구축에 실패해 성적을 내기 어려운 시기라고 평한다. EPL이 전성기를 달릴 무렵 8강에 겨우 한 팀씩만을 올려놓는 등 극심한 부진을 겪던 분데스리가는 2011-12시즌을 기점으로 살아나 2012-13시즌에는 같은 리그의 1,2위 팀이 결승에서 만났다. EPL도 이처럼 시간이 지나면 살아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한편으로는 EPL 축구 스타일에 문제가 있다는 비관론도 있다. 영국 축구는 기술과 패스를 중시하는 스페인 축구나, 조직력과 전술에 더 무게를 두는 독일 축구에 비해 투박하고 피지컬을 강조한다. 심판들도 선수들의 몸싸움에 휘슬을 아끼고, 경기 중 거친 플레이가 빈번하게 나온다. 때문에 선수들은 이런 리그 환경에 적용하려 기술과 전술 훈련에 힘을 쏟기 보다는 체격과 힘을 기르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런 힘과 속도의 축구는 기술이 좋은 타 리그 팀들에게는 통하지 않고 있다. EPL과는 달리 몸싸움에 엄격한 국제무대 심판들은 몸싸움과 거친 태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기술도 약하고 힘과 속도의 축구도 시원하게 펼칠 수 없으니 리그 수준이 ‘하향 평준화’된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EPL이 유럽 무대에서 다시 예전의 영광을 찾기 위해 지나친 몸싸움을 억제하고 기술과 전술을 발전시키려는 구단과 선수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PL은 유럽 내 리그 랭킹을 매기는 UEFA 점수에서 2011-12시즌 이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리고 올 시즌에는 분데스리가의 추격을 뿌리치지 못해 3위로 내려앉았다. 리그 순위에 따라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배분하는 UFFA의 제도 아래에서 EPL은 3위 자리를 수성해야 4장의 티켓을 확보한다. 최근 부활한 이탈리아 세리에A가 꾸준히 포인트를 쌓고 있는 상황에서 3위를 수성하기 위해서는 EPL팀들이 유럽 무대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내달 1일(한국 시간) 맨유는 볼프스부르크와, 맨시티는 묀헨 글라드바흐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라운드 경기를 치룬다. 맨체스터를 연고로 하는 이 두 팀이 경기에서 승리해 유럽 무대에서 EPL의 체면을 살리고 4장의 티켓을 사수할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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