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스캔들 처리비용 100조 달할 수도...경영진, 조작에 폭넓게 개입

[사진=폭스바겐 웹페이지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경영진이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에 깊이 관여했다는 독일 언론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번 사태의 처리비용이 100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독일 일간지 빌트 일요판인 빌트 암 존탁과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등을 인용해 배출가스 조작이 2008년부터 이뤄졌으며, 일부 개발자가 아닌 다수 임원들이 연루돼 있다고 4일 (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빌트 암 존탁은 폭스바겐 엔지니어들이 디젤차 배출가스 저감조작 소프트웨어를 2008년부터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폭스바겐 내부조사 과정에서 “EA 189 엔진은 조작 없이는 배출가스 상한과 비용 목표를 달성할 수 없었다”면서 이같이 증언했다고 전했다.  

또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는 당초 알려진 것처럼 일부 기술자가 아닌 더 많은 임직원이 배출가스 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폭스바겐은 일부 직원이 아닌 회사 경영진이 조직적으로 가담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폭스바겐은 오는 7일 특별 감독이사회를 열고 내부 조사 경과 등을 논의할 예정이며, 이날 이사회에서 한스 디터 푀츄 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의장으로 새로 선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푀츄가 의장 임명을 앞두고 벨트 암 존탁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스캔들을 "회사 존립을 위협하는 위기"라면서 신뢰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시 다짐했다고 전했다. 

크레딧 스위스는 이번 사태로 인해 폭스바겐이 치러야하는 비용이 최악의 경우 870억달러(한화 102조 75억) 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고 미국 방송 CNN이 4일 보도했다.

CNN은 스위스 은행 크레딧 스위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리콜과 벌금 그리고 소비자 배상 등 모든 비용을 고려했을 때 폭스바겐이 이번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로 써야하는 돈은 최대 870억달러에 달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폭스바겐 측은 당초 이번 스캔들 처리비용을 73억달러 (한화 8조 5000억) 정도로 추산했으며, 비용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폭스바겐 측은 크레딧 스위스가 추산한 870억달러는 "말도 안되는 수치"라고 일축했다.

크렛딧 스위스 추산액은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것으로 자동차 수리 및 리콜 비용뿐 아니라 소비자에 대한 배상 비용 등을 모두 포함 한 것이다. 이 은행은 가장 긍정적인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폭스바겐이 치러러야 할 비용은 230억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으며, 이는 폭스바겐측의 당초 추산액 3.5배에 달하는 것이다.

이어한 상황에서 다른 자동차들 역시 배기가스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3일 폭스바겐 그룹 뿐 아니라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미국 포드, 일본 마쓰다의 디젤 차량들도 유럽연합(EU)의 배기가스 배출 허용 기준을 초과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고 보도했다. 

영국 리즈대 교통연구소는 EU의 배기가스 배출 허용 기준인 '유로 6' 기준에 부합하는 새로운 디젤 엔진을 장착한 이들 4개 자동차 업체의 차량이 유로 6 기준을 넘어선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