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복고 열풍’을 일으키며 잠들어 있던 ‘빠순이’들을 추억에 젖게 한 tvN ‘응답하라1997’은 H.O.T와 젝스키스로 대변되는 1990년대를 배경으로 개성만점 여섯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극 중 정은지는 H.O.T 토니의 열렬한 팬 성시원 역을 맡아,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했다. 특히 찰진 사투리 연기와 민간인 사찰 급의 생활 연기는 당시 배우로서는 낯선 얼굴이었던 정은지를 ‘국민 여고생’으로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이후 정은지는 SBS 드라마 ‘바람이 분다’에서 문희선 역을 맡아, 사투리가 아닌 표준어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정은지에게 발랄한 여고생, 친근한 여동생 같은 모습을 기대했던 팬들은 그의 연기에 대해 어색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후속작인 KBS2 드라마 ‘트로트의 연인’ 역시 비슷한 분위기였다. 극 중 트로트에 재능이 있는 20대 여성 최춘희 역을 맡았던 정은지는 ‘힘들어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형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시청자들은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발칙하게 고고’는 높은 대입 진학률을 자랑하는 세빛고에서 춤을 사랑하는 열등생들의 동아리와 우등생들의 대입 스펙용 동아리가 치어리딩으로 통폐합되면서 펼쳐지는 열여덟 청춘들의 좌충우돌 성장스토리를 그려낸 드라마다.
극 중 정은지는 성적 하위 5%, 댄스부 ‘리얼킹’의 부장이지만 동아리가 없어질 위기에 처하면서 자신의 꿈인 춤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강연두를 연기한다. “솔직히 공부 못하고 당돌한 캐릭터는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될 것 같다”는 정은지는 방송 전 드러냈던 자신감처럼 발칙하고 발랄한 여고생 강연두 역을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5일 첫 방송된 ‘발칙하게 고고’에서 정은지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발랄하고 장난기 넘치는 모습을 선보였고, 신예 배우들 사이에서도 중심을 잡아 극을 이끌어가는 것에 큰 힘을 기여했다. ‘발칙하게 고고’에서 정은지가 보여준 보여줄 수 있는 코믹하면서도 풋풋한 매력은 그가 ‘응답하라 1997’을 통해 선보인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앞으로의 ‘여고생’ 연기를 더욱 기대케 만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교복을 입게된 정은지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발칙하게 고고’가 정은지에게 새로운 ‘징크스’를 심어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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