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적연금(GPIF)에 이어 기관들의 해외투자가 확대되자, 일본계 자금이 국내 증시의 버팀목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본계 자금은 지난 17개월간 연속 순유입세를 나타냈다. 2014년 6월 이후 지난 8월까지 국내 증시로 유입된 일본계 자금 규모는 5조2000억원이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계 자금( 13조원)에 이어 큰 규모다.
증시 뿐만 아니라 원화채권에 대한 투자도 크게 늘었다. GPIF가 자국 채권 비중을 줄이고 해외 채권 비중을 늘리면서 신용등급 국가 중 금리가 높은 한국에 투자를 한 것이다. 지난 8월 GPIF는 원화채권에 8143억원을 투자해 최대 순투자국이 됐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순유출에 대한 우려가 컸다.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와 함께 중국의 경기 둔화로 인한 불안감으로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8월 한 달간 외국인 주식 및 채권 순유출 규모는 각각 3조9440억원, 2160억원이다. 지난달 25일에는 국내주식 누적 매도금액이 7개월 만에 순매도로 전환했을 정도다. 5일까지 한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9340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일본계 자금 유입세는 꾸준했다. 도쿄 증시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GPIF가 투자 포트폴리오를 해외로 확대한 덕분이다.
GPIF는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국내 주식 및 해외 주식비중을 각각 12%에서 25%로 늘렸다. 또 국내 채권 비중을 60%에서 35%로 줄이고, 해외 채권 비중을 11%에서 15%로 확대했다. 해외 주식 비중은 현재 22%로 목표치를 거의 채운 상태다.
향후 일본계 자금 매수세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 3년 평균치인 7% 증가를 가정했을 때 올해 자산규모는 146조엔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해외주식 비중이 22%인데 목표 비중인 25%까지 늘리면 6조4000억엔의 매수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GPIF를 잇는 '큰 손' 기관들이 해외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도 기대가 크다. 일본우정 산하 유초은행의 운용자산은 207조엔이며, 이중 해외자산 투자규모는 46조엔이다.
유초은행은 GPIF의 행보에 따라 채권보다는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유초은행은 2017년 말까지 해외주식 및 채권 투자를 30% 증가한 60조엔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간포생명보험도 아직 해외 주식 비중이 1.4%에 불과하지만 점차 해외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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