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중국 여성 과학자 투유유(屠呦呦 85)가 중국 국영 중앙(CC)TV 취재진이 "노벨상 상금으로 뭘 할 거냐"고 묻자 내놓은 답이다. 우스갯 소리로 한 말이지만 중국 베이징 집값이 얼마나 비싼지를 잘 보여준다.
노벨상 수상자에게 돌아가는 상금은 무려 800만 크로네다. 노벨 생리의학상 분야에서 총 3명(두 명은 한 팀)이 공동 수상, 이중 절반인 5억 원 정도를 투유유가 갖게된다.
투의 말처럼 5억원 남짓으로는 베이징 도심권에서 아파트를 사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베이징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베이징은 중심에서 바깥으로 갈수록 1~5환(도로기준)으로 지역을 구분한다. 이중 도심권으로 분류되는 주거 환경이 좋고 교통이 편리한 4환 지역내 집값은 웬만하면 ㎡당 5만 위안(약 900만원)이 훌쩍 넘는다.
특히 명문 초·중·고교가 모여있는 이른 바 '베이징 강남 8학군' 지역의 경우 10㎡짜리 좁은 단칸방 하나가 300만 위안(약 5억5000만원)에 팔리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하기도 했다.
그나마 외곽 지역인 스징산(石景山)이나 펑타이(豊臺)구 집값이 ㎡당 3만 위안, 팡산(房山), 퉁저우(通州), 창핑(昌平)구 등 집값이 ㎡당 2만~3만 위안에 달하는 정도다.
바로 3년 전인 2012년 중국 본토 출신 소설가 중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모옌(莫言)도 당시 상금으로 베이징에 더 넓은 집을 사고 싶다고 했지만 결국 도심권엔 집을 사지 못했다. 그는 노벨상 상금 전체인 800만 크로네를 받고도 베이징 외곽 창핑구 지역에 380만 위안(약 7억원)을 주고 200㎡ 짜리 아파트를 구매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