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인이 말하는 '디자인'이란?… 이은미 상무 "근본부터 디자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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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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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무별 삼성캠퍼스톡 첫 번째 행사로 디자인 직무 삼성인 참여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삼성그룹 각 분야 디자인 직무를 담당하는 삼성인들이 '삼성캠퍼스톡 業&UP'을 통해 미래의 디자이너를 꿈꾸는 대학생들을 찾아갔다.

13일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직무별 삼성캠퍼스톡의 첫 번째 행사다. 삼성캠퍼스톡은 이번 디자인 편을 시작으로 금융, 마케팅, 연구개발 등 총 4회에 걸쳐 각 직무를 담당하는 삼성인들이 대학생들에게 심층적인 직무와 진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이은미 상무[삼성 제공]


◆ 이은미 삼성물산 상무 "근본부터 디자인해야"

이은미 삼성물산 상무는 대기업 공채 패션 디자이너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임원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이는 업계 최초의 사례로, 이전까지 대기업 계열 의류회사 디자인 부문 임원은 외부에서 영입된 디자이너가 대부분이었다.

이 상무는 1991년 제일모직에 입사해 24년간 남성복 디자이너로 일하며 갤럭시, 로가디스, 엠비오, 빨질레리 등 여러 남성복 브랜드의 포트폴리오를 재확립해왔다. 특히 로가디스 브랜드에 ‘감성적 디자인’을 전면적으로 도입해 포트폴리오를 혁신하고 시장 점유율을 상승시킨 공로로 2OO6년도에는 자랑스러운 삼성인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러한 브랜드 혁신 비결에 대해 이 상무는 “근본부터 디자인해야 한다”며 “뿌리를 새롭게 하면 열매는 자연스럽게 새로워지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패션이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옷의 디자인을 바꾸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브랜드 콘셉트를 새롭게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상무는 디자이너를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디자이너라면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과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단순히 잘 나가는 브랜드 혹은 디자인을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디자인에 대한 명확한 철학을 세우고 꾸준히 노력하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디자이너에서 출발해 마케팅, 디자인, 제작, 생산 등 브랜드 전 과정을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지만 그것 또한 ‘패션 디자이너’라는 24년간 지켜온 정체성의 확장이라고 덧붙였다.

또 좋은 아이디어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아이디어를 현실로 바꾸기 위해서는 혼자 고민하지 말고 여러 사람과 공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계획을 공유하는 순간 다수와의 약속이 되어 책임감이 높아지고 구체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또한 뜻하지 않은 주변의 도움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상무는 디자인 직무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생들을 위해 면접 노하우도 공개했다. “평소에 풍부한 독서로 다양한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하며 “자신이 담당하고 싶은 브랜드와 그 이유, 브랜드 혁신을 위한 콘셉트, 입사 10년 후의 계획을 미리 가지고 면접에 임하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박도형 수석[삼성 제공]


◆ 의류디자인 전공한 미래 로봇 디자이너, 삼성전자 박도형 수석

두 번째 강연자로 출연한 박도형 삼성전자 수석은 선행 디자이너로 미래에 출시할 제품의 디자인 콘셉트를 잡고 이를 완성 제품으로 탄생시키기까지 전 과정의 디자인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는 미래 로봇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다.

박 수석은 “선행 디자인은 ‘제로(0)’에서 시작하는 분야”라고 정의하며 “무엇을 디자인할 것인지 정해져 있는 다른 디자이너와 달리 미래를 예측해 전혀 색다른 디자인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 수석은 매일 뉴스와 트렌드 이슈, 소비자 인사이트를 분석하는 것이 선행 디자인을 구성하는 밑그림이 된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의류디자인을 전공한 후 패션MD를 거쳐 현재 전자제품을 디자인하고 있는 이력을 소개하며 “꾸준히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저의 세계를 넓혀왔다. 여러분들도 전공이라는 울타리에 갇히지 말고 시야를 넓혀 도전하라”고 전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김나영 책임[삼성 제공]


◆ 의약품 패키지 디자이너 삼성바이오에피스 김나영 책임

김나영 책임은 삼성그룹 바이오 계열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의약품 패키지 디자이너다. 새롭게 출시되는 의약품의 패키지 콘셉트를 구축하는 것이 그의 업무다.

김 책임은 의약품 패키지 디자인의 특수성을 밝히며 “의약품 패키지 디자이너는 디자인의 사용자가 ‘환자’라는 특수한 대상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심미적 기능보다 제품의 정보를 정확히 담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힘없는 노인들도 쉽게 열 수 있는 약병 디자인 등 환자의 사용을 고려한 인체 공학적인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책임은 바이오 의약 산업은 외국계 기업과 일하거나 해외 출장 기회가 많다고 밝히며 글로벌 무대에서 세계 각지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이 디자인 인사이트를 넓히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의약품 디자이너 진로를 희망하는 대학생들에게 “단순 어학 점수가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영어 실력을 기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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