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년도 채증 예산 5배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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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1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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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비 활용률 떨어지는데 예산만 늘려...무분별한 채증 우려

아주경제 박흥서 기자 =경찰청이 내년도 채증예산을 대폭 증액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안전행정위원회, 인천남동갑)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도 예산안 주요사업 설명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은 올해 6억 7,900만원이던 채증장비 등 집회시위 채증관련 예산을 내년에 35억 4,700만원으로 5.2배 증액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기능별 채증장비 예산을 살펴본 결과 경비국의 경우 올해와 같은 2억4,200만원을 계상한 반면, 정보국에서는 올해 4억3700만원에서 22억 5,800만원으로 5배 증액시켰다.

이와는 별도로 정보국에서는 올해 신규로 채증시스템 고도화 예산 10억 4,700만원을 계상하여 채증판독 시스템의 개선을 추진한다.

경찰청은 올해 채증 관련 예산을 크게 증액시킨 사유에 대해 카메라 등이 노후화 되어 대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배포된 채증장비의 활용률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어 불필요한 장비 구매로 혈세 낭비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각 지방청 및 일선 경찰서에 배포된 채증장비 중 카메라 및 캠코더는 모두 1,424대에 달하는데, 작년 경찰청의 총 채증건수는 4,169건으로 장비 1대당 채증건수가 3건도 되지 않았다.

경찰청은 이에 대해 작년 기준 16개 지방청 및 250개 경찰서 중 146곳에서 채증이 전혀 없었고, 상위 10개 관서가 전체 채증의 53%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장비별 채증건수가 적게 보인다는 입장이지만, 채증이 거의 없는 관서에 굳이 채증장비를 배포할 실익이 없다는 게 박남춘 의원의 지적이다. 채증건수가 거의 없는 지역의 경우 배포를 최소화하면 기존 장비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경찰청은 올 초 채증활동규칙 개정으로 무분별한 채증을 제한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에만 채증건수가 전년 대비 2.7배 증가했는데, 채증장비 추가 구매로 무분별한 채증이 남발될 우려도 있다.

박남춘 의원은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하여 집회시위 참가자들 검거에만 몰두하려는 것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채증관련 예산의 적정성을 철저하게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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