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상봉] 결혼 6개월 새색시, 80대 노인돼 남편과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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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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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 "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제20회차 이산가족상봉행사 1회차 상봉 첫날인 20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남쪽 배우자 이순규와 아들 오장균이 북쪽 남편이자 아버지인 오인세를 만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금강산 공동취재단 ·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나는 결혼하고 1년도 못 살고 헤어졌으니까..."

결혼 6개월 만에  6.25로 인해 헤어졌던 부부가 다시 만났다. 남측에 살고 있는 아내 이순규 (85)할머니는 20일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65년만에 남편 오인세(83)씨와 재회했다.  

남편은 말 없이 아내를 쳐다봤고 아내는 그런 남편을 쳐다봤다.

부부의 아들 장균(65)씨는 "아버지 있는 자식으로 당당하게 살았습니다, 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라며 울먹였다.

며느리 이옥란(64)씨는 자신의 남편과 닮은꼴인 시아버지에게 가지고 온 시부모의 결혼 사진을 보이며 "아버님 기억나세요? 어머님 건강하세요, 아버님 만나려고 건강하셨나봐요"라며 기억을 끌어냈다.

그러자 오인세 씨는 사진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못생겼어"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오인세 씨는 아내 순규씨의 손을 잡고 또 어깨에 손을 올리며 지난 세월에 대한 안타까움을 늘어놨다.

오 씨는 "전쟁 때문에 그래, 할매 나는 말이야 정말 고생길이, 고생도 하고 아무것도 몰랐던 말이야....."

남측 가족들과 함께 온 형수 이동임(93)씨는 "결혼하자마자 6.25가 나는 바람에..."라며 연신 눈물을 닦으며 안타까워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남편을 만난 이순규 할머니는 결혼 선물로 주고 싶었던 시계와 구두를 재회 선물로 준비했다.

이 할머니는 "결혼할 때 구두를 신었기 때문에 내 일생이 거기에 묻힌 거 아니야. 결혼할 때는 시계 같은 게 시골에 별로 없으니까..."라며 말 끝을 흐렸다.

이 할머니는 "결혼 하자마자 헤어져서 보고 싶은 거 얘기하면 한도 끝도 없지...(탄식), 눈물도 안 나오잖아요. 평생을 떨어져 살았으니까......"라며 전쟁으로 인한 세월의 아픔을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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